"30만원 아꼈다"…해외 렌트카 '원화' 결제 앱 써보니

머니투데이 호놀룰루(미국)=이강준 기자 | 2022.10.18 05:22
5일 오후 2시(현지시간) 하와이 호놀룰루에서 기자가 빌린 렌터카 모습/사진=이강준 기자

코로나19(COVID-19) 방역 조치 완화로 국내 렌터카 업체도 제주도 외에 수입원이 생기면서 숨통이 트이기 시작했다. 물가가 지나치게 많이 오른 제주도에 피로감을 느낀 관광객들이 해외 여행으로 눈길을 돌리면서 업체들도 해외 진출을 선언했다. 그러나 비싼 달러가 발목을 잡았다. 국내에서 원화 결제 렌터카 앱이 등장한 배경이다.

17일 오후 3시 기준 원/달러 환율은 1435.3원이다. 한때 1300원대로 내려가기도 했으나 달러 강세가 극심하던 지난달 말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 카모아 등 국내 렌터카 업체들이 내놓은 원화 결제 기반 해외 렌트 서비스가 주목받는 이유다.

수입 대부분을 주로 제주도에 의존하던 렌터카 업체들이 해외 여행지까지 사업 영역을 넓히는 건 수익 구조 다변화를 위해서다. 이미 국내 렌터카 업계는 포화상태여서 성장에 한계가 있다.

대기업들도 본격적으로 참전하기 시작하면서 경쟁은 더욱 심해졌다. 티맵모빌리티는 지난 4월 카모아와 손잡고 '티맵 렌터카'를 출시했다. 지난해 12월 카카오모빌리티가 같은 시장에 진출한 지 4개월 만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한국렌터카사업조합연합회(렌터카연합회)와 손잡고 렌터카 중개 서비스를 출시했다. 렌터카 중개 플랫폼 '딜카'도 인수했다. 딜카는 중소 렌터카 업체 300곳과 연결됐으며, 7000여대에 이르는 차량을 갖고 있다.



너무 비싼 달러, '원화'로 계산했더니 현지 업체보다 최대 20% 저렴…'30만원' 아꼈다


기자가 지난달 30일(현지시간)부터 약 6일간 미국 호놀룰루에 머물면서 가장 먼저 서비스를 시작한 카모아의 해외 렌터카 상품을 이용해봤다. 카모아는 국내 587개 렌터카 업체와 제휴해 5만1000여대의 차량을 제공하고 있으며, 2019년엔 국내 렌트카 플랫폼 최초로 괌과 사이판에 서비스를 오픈하며 해외로 사업 범위를 넓혔다. 지난 8월부턴 미국 로스앤젤레스(LA)와 하와이에서도 서비스를 시작했다.

17일 오후 4시 카모아 앱에서 하와이 호놀룰루에서 이용가능한 렌트카를 검색하자 나온 화면/사진제공=카모아 앱 화면 캡처

카모아 하와이 렌트카의 가장 큰 장점은 현지 주요 업체인 허츠(Hertz)에 비해 비용이 저렴하다는 점이다. 해외 렌트카 업체는 한국에서 예약해도 달러로 결제하기 때문에 요즘 같은 강달러 시국엔 요금이 더욱 비싸진다. 게다가 환율은 매일 변하는만큼 한국에서 예약한 후 현지에서 다시 결제를 진행할 때 최종 가격도 달라질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카모아는 자사 기준으로 렌터카 가격을 정하기 때문에 현지 업체보다 24시간 렌트 기준 최대 20% 가량 저렴하다. 기자의 경우 동급 SUV(다목적스포츠차량) 기준 허츠보다 카모아의 렌트 비용이 30만원 가량 낮았다. 또 차량을 예약하자마자 한국에서 원화로 결제가 진행되기 때문에 환율에 따라 최종 가격이 변할 우려도 없었다.

/사진=카모아 앱 화면 캡처

또 다른 장점은 한국어로 모든 결제를 진행한다는 점이었다. 허츠 등 현지 렌터카 업체도 한국어 예약 사이트를 운영하기는 하지만, 번역이 완벽하지 않다. 문의사항이 있을 경우 영어로 진행해야하고 응답도 늦어 불편한 경우가 많다.

카모아의 경우 마치 제주도의 렌터카를 예약하는 것처럼 '원화'로 일괄적으로 가격이 나오고, 국내 카드로 예약 결제를 진행했다. 국내와 다른 하와이 현지 보험 상품에 대해서도 전부 한국어로 자세히 설명돼있었고, 연중무휴로 운영되는 해외 전담 고객센터는 모든 문의에 한국어로 응대해 문제가 생겨도 바로 응대를 받을 수 있었다.



'영어' 안해서 좋았는데…막상 차를 받으려면 '영어로' 셔틀 요청해야


하와이 호놀룰루 국제공항 입주 렌터카 업체 사무실 모습(위)과 카모아와 연계해 공항 밖에서 영업하는 렌터카 업체(아래) 사진/사진=이강준 기자

다만 렌터카를 받는 과정이 꽤 번거로웠다. 하와이 호놀룰루 공항은 국제공항인만큼 허츠 등 주요 렌터카 업체들이 공항 내에 상주해 무료 셔틀을 타면 차량 인수 장소에 손쉽게 도착할 수 있는데, 카모아는 비교적 규모가 작은 업체와 연계해 공항 밖으로 전용 셔틀을 타고 5분 가량 이동해야 했다.

전용 셔틀을 타려면 현지 렌터카 업체에 전화해 따로 영어로 요청해야 했다. 공항 내에서 헤매다 전화로 셔틀 탑승 장소에 대해 현지 업체의 안내를 받고 차를 받아보니 40분 이상 지체되기도 했다. 현지 업체 사무실에도 전부 미국인 직원만 있었다.

대부분 한국의 해외 여행객이 현지 렌터카 업체에 직접 차를 빌리는만큼, 이들 수요를 가져오려면 영어를 거의 쓰지 않아도 차량 인수에 전혀 문제가 없을만큼 현지 서비스를 강화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카모아 관계자는 "올해 연말엔 하와이 지역의 경우 최대 10곳까지 렌터카 연계 업체를 확대해 고객 응대 서비스를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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