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전 영끌 月224만원 갚았는데…앞으론 340만원 50% 더낸다

머니투데이 오상헌 기자 | 2022.10.13 05:12

이창용 "기준금리 0.50%p 인상 가계·기업 이자 12.2조↑"
작년 8월 이후 이자증가액 61조원 달해 '영끌·빚투' 고통
2년전 서울 아파트 산 대출자 원리금 상환부담 50%↑

(서울=뉴스1) 임세영 기자 = 10일 서울 시내의 공인중개사 사무실에 매물정보가 붙어 있다. 서울 아파트 월세 수급지수가 지난 8월 100.1로 올해 처음으로 100을 넘겼다. 반면 서울 아파트 전세 수급지수는 6월 94.2, 7월 91.3, 8월 87.7 등으로 낮아지는 추세다. 전·월세 수급지수는 기준선인 100보다 낮을수록 집을 구하려는 세입자보다 세를 놓으려는 집주인이 많다는 뜻이다. 금리 인상으로 대출이자 부담이 가중되면서 전세에서 월세로 전환하려는 세입자들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2022.10.10/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국은행이 예상대로 '빅스텝'(기준금리 한 번에 0.50%포인트 인상)을 단행하면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약 14년 만에 대출금리 8%, 예금금리 5% 시대가 현실화할 전망이다. 한은이 다음달 세 번째 '빅스텝' 가능성을 열어둔 상황이어서 다중채무자, 자영업자 등 취약계층과 한계기업이 절벽에 내몰리고, 자산가격 하락과 원리금 상환 부담 증가의 이중고에 처한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빚투(빚으로 투자)족의 고통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8월 이후 기준금리가 2.50%p 인상돼 전체 가계와 기업이 부담하는 이자만 약 61조원 불어난 것으로 추산된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12일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2.50%에서 3.00%로 0.50%p 인상한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가계와 기업을 합해 이자 부담이 12조2000억원 가량 증가할 것으로 분석했다. 단순 계산으로 지난해 8월 이후 기준금리 전체 인상분(2.50%p)을 반영하면 1년 2개월 만에 가계와 기업이 추가로 내는 이자는 61조원 규모로 추산된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가파르게 상승하는 대출금리 오름폭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전날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고정형(혼합형·5년 고정금리 후 변동금리 적용)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4.89~7.082%로 상단금리가 7%를 넘는다. 변동형 주담대는 상단금리가 6.793%로 7%를 넘나들고 있다. 신용대출(1등급·1년)과 전세대출도 상단금리가 각각 6.94%, 6.545%에 달한다.

한은의 추가 기준금리 인상은 시장금리를 끌어올려 대출금리가 연내 8%대로 진입할 전망이다. 이 총재는 이날 금리 인상 사이클에서 기준금리가 연 3.50% 수준까지 오를 것이라는 시장 전망에 대해 "다수 위원이 말한 수준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했다. 올해 마지막 금통위가 열리는 11월에도 '빅스텝'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다. 기준금리가 3.50%에 도달하면 금리인상 사이클에서 가계와 기업이 부담하는 이자는 모두 73조2000억원 규모로 는다.

초저금리 기간 빚을 내 집을 산 '영끌족'은 원리금 상환 부담이 50% 이상 불어난다. A시중은행의 대출 차주 사례 분석을 보면 B씨는 꼭 2년 전인 2020년 10월 주담대 4억6600만원과 신용대출 1억원 등 5억6600만원을 대출받아 서울 마포구 마포래미안푸르지오 24평형(전용면적 59.96㎡)을 14억3000만원에 매입했다. 당시 대출금리는 주담대가 2.91%, 신용대출 3.66%였으나 이달 현재 금리 수준이 각각 5.07%, 6.67%로 급등했다. B씨의 원리금 상환액은 월 224만7000원에서 304만8000원으로 36% 늘었다. 기준금리가 3.50%에 도달할 경우 B씨의 월 상환액은 340만4000원으로 대출 당시보다 51.5% 불어난다. 한은은 기준금리 2.50%p 인상으로 대출자 1인당 연간 이자 부담이 164만원 가량 증가한 것으로 추산했다.









회사채 금리가 크게 올라 은행 대출로 연명하는 기업들도 버티기 힘들긴 마찬가지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기준금리 0.50%p 인상으로 기업대출 금리는 0.52%p 오르고 기업들이 더 내야 하는 이자는 6조125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8월 이후 기준금리 2.50%p 인상으로 늘어난 기업들의 이자부담액이 30조원을 넘는다는 계산이 나온다. 한은은 지난달 금융안정 보고서에서 "기업 신용(빚)의 높은 증가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국내외 경기 둔화, 대출금리 인상, 환율·원자재 가격 상승 등 경영 여건이 나빠질 경우 기업 전반의 이자 상환 능력이 약해져 올해 한계기업 비중은 전년보다 상당폭 상승할 것"이라고 했다.


은행 예금금리(1년 만기 기준)도 5% 돌파가 목전이다. 우리은행은13일부터 19개 정기예금과 27개 적금 상품의 금리를 최대 1.00%p 인상한다. 비대면 전용인 '우리 첫거래 우대 정기예금'의 최고금리는 연 3.80%에서 연 4.80%로 오른다. NH농협은행도 14일부터 예금 금리는 0.50%p, 적금 금리는 0.50∼0.70%p 각각 인상해 반영한다.

가파른 금리 상승과 집값 하락이 가속화하면서 가계대출 한파가 계속되고 시중자금이 은행 예적금으로 몰리는 역머니무브 현상이 더욱 또렷해질 전망이다. 5대 시중은행 정기 예적금 잔액은 지난달 말 현재 799조8141억원으로 불어나 사상 처음으로 800조원 돌파를 앞두고 있다. 지난해 말(690조366억원)과 견줘 올 들어 110조 가까이 뭉칫돈이 몰렸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출금리가 최고 8%까지 오르고 정기예금 금리가 5%를 넘어선 건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1월이 마지막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예금금리 인상은 빚이 적고 현금 자산이 많은 고소득자에 버팀목이 되지만 대출금리 인상으로 취약계층은 더 어려워지는 양극화가 이어질 것으로 우려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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