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개최지 확정 전 "굳이 대만에서 첫 회의가 열리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외교가에서 돌았다. '21세기 화약고'로 불리는 대만 해협 문제로 인해 G2(미국·중국)가 대치 중인 국면을 감안한 예상이었다. 그런데 타이베이에 있는 AIT가 행사를 주관하면서 대만이 부각된 격이 됐다. 타이베이는 한국·미국·일본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표명한 중국과 수교하면서 단교한 대만의 수도다.
중국 측은 칩4를 미국의 기술패권주의 첨병이라며 비판하며 중국을 포함한 '칩5' 체제를 요구해 왔다. 중국이 시진핑 국가주석 체제 3기를 맞으면 공급망·대만해협 등 아슬아슬한 현안을 두고 한국을 향한 압박·구애를 본격화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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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국 배제 아니다"…왜 칩5 안하나━
다만 시 주석의 3연임으로 중국 측이 묵혀왔던 갈등을 쟁점화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위성락 전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시진핑은 연임에 주력하고 있어 미국과 험악하게 가도 일대 분란을 일으키지 않았다. 중국은 지금, 한미일 등 여러 군사훈련들에 대해 원론만 얘기하고 있다"면서도 시 주석 3연임과 관련, "권력 기반이 안정되면 한중 수교 30주년의 성과가 많이 사라지게 된 상황을 그냥 넘기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동맹인 미국에 좀 더 가까워야 된다는 점을 의식하고 방향성을 대체로 정해두면서 국민 여론을 모아가면 큰 국론 분열 없이 갈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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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위주의 복원 中…개방 확대설에 기회도?━
2015년 당시 박근혜 대통령은 중국 전승절 기념식에 참석하며 한중 밀월을 과시했다. 이듬해 주한미군 사드(THAAD·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 측의 한한령 보복은 중국 측이 한국의 외교노선에 신뢰감을 잃게 된 것이 한 몫을 했다는 관측이 제기돼 왔다. 지난 8월에도 중국 외교부는 사드와 관련해 이른바 '3불1한'을 한국 측의 약속이라는 투로 언급하면서 우리 정부의 반발을 샀다. 3불이란 △사드 추가 배치 △미국의 MD(미사일 방어체계)체계 편입 △한미일 군사동맹을 하지 않는 것이고 1한은 기존 배치된 사드 기지의 운용 제한을 뜻한다.
'신냉전'으로도 불리는 G2 갈등이 북핵 문제와 같은 한반도 현안 해결에서 중국의 역할에 큰 기대를 갖지 못하게 만드는 측면이 있다는 분석도 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시 주석의 3연임에 대해 "중국 권위주의 체제의 복원과 같다"며 "권위주의 체제 대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이분법적인 형태가 더 강화된다는 것으로 우리한테 긍정적인 요소는 많지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 "규범에 기초한 국제질서라는 원칙을 정하고 흔들리지 않게 꾸준하게 한국이 나아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시 주석의 3연임이 중국의 개방 확대로 이어질 소지가 있다는 분석도 있다. 중국 삼성경제연구원장 출신 박기순 성균관대 중국대학원 교수는 시 주석의 3연임 이후 행보에 대해 "미중간 갈등속에서 중국이 할 수 없이 개방을 하는 부분들이 계속 늘어나고 미국 외에 다른 해외파트너들을 갈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 기업들이 기술력도 있어야 되지만 중국시장에 들어가서 생존해 낼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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