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난 구원 카드였는데…석유보다 더 비싸진 석탄에 '난감'

머니투데이 최민경 기자 | 2022.10.12 05:30
미국과 인도네시아의 석탄 가격이 사상 최대치를 찍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글로벌 에너지 가격이 치솟으면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석탄화력발전'이 대안으로 떠올랐지만 석탄 가격까지 급등하는 상황이다. 석탄발전 확대가 탄소배출량만 늘리고 결과적으로 에너지 안보 문제의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11일 에너지업계에 따르면 미국 동부 석탄시장의 벤치마크인 센트럴 애팔래치아(Central Appalachia) 석탄 스팟가격은 쇼트톤(907kg) 당 200달러를 돌파하며 사상최대치를 찍었다. 같은 열량 단위로 환산했을 때 미국 천연가스 가격보다 더 비싸진 가격이다.

미국은 글로벌 4위 석탄수출국으로 주요 수출 지역은 중국, 인도, 일본, 한국 등이다. 미국 전력생산 비중의 38%는 천연가스, 22%는 석탄이기 때문에 석탄 가격이 올라가면 가스 가격도 영향을 받는다.

세계 2위 석탄 수출국인 인도네시아도 전 세계 수요 증가를 이유로 이달 석탄 가격을 사상 최고 수준인 톤당 330.97달러로 올렸다. 지난해 10월 161.63달러보다 2배 더 오른 가격이다. 인도네시아의 올해 석탄 생산 목표량은 6억6300만톤으로 지난해 6억1400만톤보다 더 높다.
세계 1위 석탄수출국인 호주 석탄 가격도 동일 단위 환산 시 WTI(서부텍사스산 원유)보다 높아졌다. 처음엔 천연가스와 원유보다 가격이 낮았지만 최근 석탄 가격은 오히려 가스, 원유 가격과 큰 차이가 없거나 앞지르고 있다.


각국이 에너지난의 대안으로 석탄화력발전 비중을 늘린 가운데 세계 석탄 3위 수출국인 러시아산 수입을 중단하면서 석탄 가격은 천정부지 치솟고 있다. EU(유럽연합) 전체 발전량에서 석탄화력발전이 차지하는 비중은 우크라이나 침공 이전 10%에서 침공 이후 13%로 확대됐다. 같은 기간 독일의 석탄화력발전 비중은 25%에서 침공 이후 37%로 크게 증가했다.

윤재성 하나증권 연구원은 "석탄 가격 강세는 결국 다른 에너지원의 가격을 자극할 것"이라며 "2023년에는 석탄발전 증가의 역효과에 대해 고민해야 할 시점이고 내년 에너지 가격을 예측하기 위해선 석탄 강세에 따른 대체효과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고 했다.

석탄 가격이 오르면 세계 8위 석탄소비국인 한국의 에너지 가격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그러나 한국전력은 천연가스 발전 일부를 석탄발전으로 대체할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한전은 기획재정부에 '한국전력공사 2022~2026년 재정건전화계획'을 제출하면서 석탄발전상한제 유보·완화 계획을 언급했다. 석탄발전상한제란 온실가스 및 미세먼지 감축을 위해 석탄발전량을 제한하는 제도다. 이를 두고 업계 일각에선 석탄발전을 늘리는 것이 에너지난의 해결책이 아니라는 반응이 나온다. 발전업계 관계자는 "천연가스 가격이 많이 올랐더라도 탄소배출이 가장 많은 에너지원인 석탄화력발전을 늘리는 것이 해결책이 될 수 있는지 의문"이라며 "결국 석탄 가격도 오르면서 가격경쟁력마저 확보하지 못하게 된 셈"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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