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논란 불똥 튄 국토위…"민간인 사찰" "코드인사 물러나야"

머니투데이 차현아 기자, 김희정 기자, 이민하 기자 | 2022.10.11 17:07

[the300][국정감사](종합)

(서울=뉴스1) 허경 기자 = 나희승 한국철도공사 사장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의 한국철도공사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2.10.11/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11일 한국철도공사(코레일)와 수서고속철도(SRT) 운영사 SR 등을 대상으로 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감사원의 7000여명 대상 KTX·SRT 이용내역 요구가 도마 위에 올랐다. 야당은 감사원이 '민간인 사찰'을 했다며 총공세에 나섰다.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국감에서 "감사원이 전례없이 7100명에 이르는 공무원의 2017년 이후 5년간 KTX와 SRT 탑승내역 전체를 요구했다"며 "지금 감사원의 행태는 전임 정부에서 임명한 공공기관장에 대한 노골적인 사퇴 압박"이라고 했다.

앞서 감사원은 코레일과 SR에 7131명의 2017년 이후 5년간 열차 탑승내역 제출을 요구했다. 감사원에 제출한 자료에는 탑승 일자와 출발·도착 장소, 시각, 열차명, 운임과 반환 여부 등이 포함됐으며 사적 이용기록도 담겼다.

특히 7131명 중에는 김제남 한국원자력안전재단 이사장과 이주민 도로교통공단 이사장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이들이 공직 맡기 전 철도 이용내역까지 감사원이 제출 요구한 것을 두고 사실상 '민간인 사찰'이라고 규정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코레일과 SR이 감사원에 자료를 제출한 행위 자체가 개인정보보호법 등 관련 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조오섭 의원은 "감사원에 제출한 자료에는 민간인과 공직자 구분 없이 개인정보 총 70만건이 포함됐다"며 "아무 상관 없는 민간인의 철도 이용내역까지 모두 공개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코레일과 SR의 제출 과정도 문제 삼았다. 장철민 의원에 따르면 코레일과 SR은 감사원 내 국토환경감사과나 공공기관과에서 담당하는데, 이번 이용내역 제출요구는 이례적으로 사회복지감사국에서 진행했다. 장 의원은 "이상한 담당자가 이상한 요구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국민의힘은 감사원의 자료 제출 요구가 정당한 것이었다고 반박했다. 이종배 의원은 "감사원이 국토부 출연기관의 경영 실태점검을 위해 기록 제출을 요구한 것"이라며 "민간인으로 있었던 기간이 핵심이 아니라, 공직자들이 공직에 있는 동안 공금을 잘못 썼는지 실태 조사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반박했다.

같은 당 정동만 의원도 "코드인사의 전문성이 의심되는데 정권이 바뀐 지 3개월이 지났는데 염치가 있어야 한다"며 "윤석열정부가 공공기관 혁신을 부르짖고 있는데 코드인사가 이를 가로막고 있다. 코드인사 각자가 결단해야 한다"고 했다. 야당 의원들이 "코드 인사가 어디 있냐"고 하자 정 의원은 "곳곳에 다 있다"고 답했다. 야당 의원들은 "윤석열정부에는 그런 인사가 없냐"며 재반박하면서 한때 장내가 술렁였다.



현대로템 독점 논란…코레일·SR 통합에 코레일 "찬성" vs SR "반대"


(서울=뉴스1) 허경 기자 = 이강진 코레일 상임감사위원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의 한국철도공사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홍기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에도 감사원 요청이면 자료를 제출해야 하느냐는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2.10.11/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날 국감에서는 독점적 철도 시장구조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최인호 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한국철도공사(코레일)는 현대로템과 2016년 2688억원(84량), 2021년 3877억원(84량)의 KTX-이음(EMU-260, 이하 이음260)차량 계약을 맺었다. 동일한 수량에 동일한 차량이었지만 계약금액은 총 1189억원이나 차이가 났다. 5년만에 차량 가격이 43% 뛰어 한 량당 14억1500만원의 차이가 벌어진 것.

국제입찰 논란으로 아직 계약이 체결되지 않았지만 올해 7월 코레일이 사전규격을 공개한 KTX-이음(EMU-320, 이하 이음320) 136량의 현대로템 견적가격도 한 량당 56억원에 달한다. 2016년 동일한 종류의 이음320 차량이 한 량당 36억9000만원에 계약 체결된 것과 비교하면 6년새 한 량당 18억원(49%)이 상승했다.

코레일은 이 136량 계약에 대해 당초 수원·인천발 16량은 지난해 발주하고, 평택·오송간 120량을 올해 발주할 계획이었으나 현대로템의 요구로 두 계약을 묶어 구매를 추진했다. 현대로템이 수원·인천발 16량의 견적가격을 한 량당 70억 7000만원을 제시해 계약이 성사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2016년과 동일 차량 계약과 비교하면 한 량당 33억7600만원(91.6%)을 더 부른 것이다.

고속철도 시장은 폐쇄적인데다 사실상 현대로템의 독점체제에 있다. KTX열차 도입 비용은 신설된 노선차량은 정부가 예산으로 50%를 지원하고 코레일의 운행 증량 수요에 따른 구입은 코레일이 100% 부담한다. 최인호 의원은 "국토부와 코레일이 열차 도입시장의 건전한 경쟁체제 도입을 위해 중견·중소기업 등 후발주자들이 성장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스1) 허경 기자 = 이종국 SR 사장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의 한국철도공사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있다. 2022.10.11/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감장에서 코레일과 SR은 철도 통합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다른 답변을 내놨다. 나희승 코레일 사장은 "정부의 정책 결정사항"이라면서도 "통합을 희망한다. 통합되면 국민 편익이 증진되고 철도운영 효율성이 올라간다"고 답했다. 반면 김한영 국가철도공단 이사장은 "독점일수록 문제가 많다. 제3, 제4의 SR을 만들어 경쟁 체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이종국 SR 대표이사는 "정부 결정에 따른다는 입장"이라고 했다.

이에 이윤성 국토교통부 철도국장은 "통합에 대해 국민 시각이 다르기 때문에 거버넌스 분과위원회에서 논의 중인데 이 안에서도 찬반이 엇갈린다"며 "철도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논의를 신중히 진행해 연말까지 마무리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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