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드 SELL"…외국계 리포트에 현대차·기아 주가도 '뚝'

머니투데이 홍순빈 기자 | 2022.10.12 05:08

"포드 주식 팔고 GM 매수는 멈춰라."

외국계 투자은행 UBS의 최근 자동차 산업 보고서 내용이다. 외국계 리포트의 'SELL'(팔자) 주문에 포드, GM 뿐 아니라 현대차, 기아도 휘청였다. 그간 고환율 수혜주로 부각을 받은 현대차와 기아지만 전반적인 자동차 수요가 위축될 것이란 전망에 맥을 못 추고 주가가 크게 하락했다.

11일 현대차는 전 거래일 보다 7500원(-4.27%) 내린 16만8000원, 기아는 3600원(-5.07%) 내린 6만7400원에 장을 마감했다. 기아는 장중 6만6000원까지 하락하며 52주 신저가를 새로 썼다.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들의 '쌍끌이 매도'가 주가 하락을 이끌었다. 외국인과 기관은 현대차 주식을 각각 73억원, 279억원 순매도했다. 기아 주식도 각각 23억원, 183억원 어치를 팔아치웠다.

외국계 투자은행 UBS의 리포트가 주가 하락의 발단이 됐다. 지난 10일(현지시간) UBS는 자동차 업계의 수요 침체가 예상된다는 암울한 전망을 내놨다.

그러면서 글로벌 완성차 업체인 포드 모터와 제네럴 모터스(GM)에 대한 투자의견을 각각 '중립→매도', '매수→중립'으로 변경했다. 목표주가도 포드는 13달러에서 10달러, GM은 56달러에서 38달러로 하향 조정됐다.

해당 보고서를 작성한 패트릭 허멜 UBS 애널리스트는 "자동차 업계가 향후 3~6개월 간 지금껏 보지 못한 공급 과잉 상태를 경험할 것"이라며 "인플레이션으로 소비자들이 자동차 등과 같은 대형 제품의 소비를 꺼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COVID-19) 팬데믹 기간 동안 완성차에 대한 공급 부족 현상이 계속됐으나 이젠 공급 과잉으로 패러다임이 전환될 것"이라며 "내년 자동차 수요가 꺾이면서 GM의 경우 순이익이 연간 50% 이상 급감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리포트 발간 이후 포드 모터는 직전 거래일 보다 6.89% 하락한 11.36달러, GM은 같은 기간 동안 3.96% 내린 32.29달러를 기록하며 장을 마쳤다.

현대차 양재동 사옥. /사진제공=현대자동차



포드 팔라는데 현대차·기아도 파는 外人?


해당 리포트엔 포드와 GM에 대한 분석이 주를 이뤘으나 현대차와 기아 주가에도 큰 충격을 줬다. 글로벌 자동차 산업 업황이 위축되면 현대차와 기아도 이를 피해갈 수 없을 것이란 걱정이 시장을 지배한 것이다.

이날 현대차와 기아의 매도창구엔 외국계 증권사들이 상위에 이름을 올렸다. 현대차는 모건스탠리과 JP모건이, 기아는 모건스탠리, 씨티그룹그로벌, JP모건, 골드만삭스 등이 대량으로 주식을 팔아치웠다.

국내 증권사에선 현대차와 기아의 낙폭이 과대했다고 평가했다. 내년 상반기까진 완성차에 대한 공급 부족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어 피크아웃(정점 통과)를 논하기엔 이른 감이 있다는 것이다.

장문수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시장의 피크아웃 우려 때문에 이제껏 펀더멘털(기초여건)이 좋았던 현대차와 기아의 주가가 더 크게 하락했다"며 "실적 추정치도 높아지는 상황이지만 매도세가 상당히 거셌다"고 했다.

국내 증권사들은 대부분 현대차와 기아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로 유지하고 있다. 3분기 실적도 호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차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시장 평균 전망치)는 2조9482억원, 기아는 2조247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차에 대해 "원화 약세로 전분기 대비 약 4500억원의 긍정적인 환율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며 "글로벌 경기전망이 둔화되고 있으나 미래 투자를 지속할 수 있는 재무여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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