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 이후 14년 만에...대출금리 8%·예금 5%시대 열린다

머니투데이 오상헌 기자 | 2022.10.12 05:05

한은, 12일 금통위서 두번째 '빅스텝' 단행할 듯
기준금리 0.5%p 인상시 가계이자 6.9조 증가추산
고정형 주담대 상단 7%대, 연내 8% 진입 가능성
예·적금 '뭉칫돈' 올해 110조 증가, 1년제 곧 5%대

(서울=뉴스1) 임세영 기자 = 10일 서울 시내의 공인중개사 사무실에 매물정보가 붙어 있다. 서울 아파트 월세 수급지수가 지난 8월 100.1로 올해 처음으로 100을 넘겼다. 반면 서울 아파트 전세 수급지수는 6월 94.2, 7월 91.3, 8월 87.7 등으로 낮아지는 추세다. 전·월세 수급지수는 기준선인 100보다 낮을수록 집을 구하려는 세입자보다 세를 놓으려는 집주인이 많다는 뜻이다. 금리 인상으로 대출이자 부담이 가중되면서 전세에서 월세로 전환하려는 세입자들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2022.10.10/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국은행이 12일 '빅스텝'을 단행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약 14년 만에 대출금리 8%, 예금금리 5% 시대가 연내 현실화할 전망이다. 금리 인상은 고소득자나 부유층에는 현금 자산을 불릴 기회가 되지만 빚 갚을 능력이 떨어지는 취약차주와 중소기업·자영업자들은 상환 부담에 부실 절벽에 내몰리는 양극화로 나타난다.

12일 은행업계에 따르면, 전날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고정형(혼합형·5년 고정금리 후 변동금리 적용)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4.89~7.082%로 상단금리가 7%를 넘는다. 변동형 주담대는 상단금리가 6.793%로 7%를 넘나들고 있다. 신용대출(1등급·1년)과 전세대출도 상단금리가 각각 6.94%, 6.545%에 달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채권시장 변동성 확대로 준거금리인 금융채 장단기 금리가 등락하면서 대출금리도 오르내리고 있으나 우상향 추세가 가속할 가능성이 큰 상황"이라고 했다.

한은은 12일로 예정된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연 2.50%에서 3.00%로 한 번에 0.50%를 올릴 전망이다. 지난 7일 머니투데이가 증권사 애널리스트 1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전원이 0.50%p 인상을 예상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정부 예측대로 이달 물가가 정점을 찍는다해도 당분간 5~6%대의 고물가 상태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데다 역전된 한미간 금리차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이달 빅스텝에 이어 다음달에도 0.25%p 가량 기준금리 추가 인상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한은의 추가 기준금리 인상은 시장금리를 끌어올려 대출금리가 연내 8%대로 진입하고, 예금금리는 5%를 조만간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당장 기준금리가 0.50% 오르면 가계 이자부담은 약 6조9000억원 증가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 6월 말 현재 가계대출 잔액(1757조9000억원)에 예금은행 가계대출 중 변동금리 비중(8월말 78.5%), 대출금리 인상 추정치(0.50%p)를 대입한 결과다.

이미 4% 후반대로 진입한 은행 예금금리도 5% 시대가 눈앞이다. 은행 예금금리는 불과 한 달 전까지만 해도 연 3%대 초반이었으나 최근 최고 연 4.65%까지 뛰었다. 우리은행의 비대면 전용 정기예금인 '원(WON)플러스 예금' 1년제 금리가 연 4.65%로 가장 높고, 케이뱅크 '코드K정기예금과 신한은행 '쏠편한 정기예금' 1년제 금리도 각각 4.60%, 4.50%까지 올라왔다. 5대 시중은행 정기 예적금 잔액은 지난달 말 현재 799조8141억원으로 불어나 곧 사상 처음으로 800조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지난해 말(690조366억원)과 견줘 올 들어 110조 가까이 뭉칫돈이 몰렸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출금리가 최고 8%까지 오르고 정기예금 금리가 5%를 넘어선 건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1월이 마지막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예금금리 인상은 빚이 적고 현금 자산이 많은 고소득자에 버팀목이 되지만 대출금리 인상으로 취약계층은 더 어려워지는 양극화가 이어질 것으로 우려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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