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잔치 갔다가…'무주 일가족 참변' 10대 상주, 할머니·부모 영정 앞 오열

머니투데이 박효주 기자 | 2022.10.11 06:39
전북 무주군 무주의료원 장례식장에 차려진 A씨(84·여) 일가족 5명의 빈소 앞에 화환들이 줄지어 서 있다. /사진=뉴스1
80대 노모 생일잔치를 하기 위해 시골집에 모였다가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사망한 일가족 5명의 장례가 오열 속에 치러졌다.

11일 뉴스1에 따르면 전날 오후 6시쯤 전북 무주군 무주의료원 장례식장에는 지난 9일 사망한 노모 A씨(84·여) 등 일가족 5명의 빈소가 마련됐다.

장례식장에 있는 분향소 3곳에는 모두 같은 날 세상을 떠난 A씨 가족 5명의 영정이 걸렸다. 1번 분향소는 A씨, 2번 분향소는 큰사위(64)와 큰손녀(33), 3번은 작은딸(42)과 작은사위(49) 부부 빈소가 차려졌다.

유족 B씨(40대)는 뉴스1에 "형이랑 형수가 갑자기 황망하게 돌아가 어린 조카들이 많이 힘들어하고 있다"며 "너무 갑작스러운 일을 당하다 보니 빈소 분위기가 많이 안 좋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형네 부부가 알바를 하는 고3 큰아들과 운동을 하는 중3 작은아들을 집에 두고 둘만 무주에 와서 조카들은 화를 면했다"고 했다.

이날 지하 1층에 있는 2·3 분향소 앞에선 할머니와 부모를 한꺼번에 잃은 10대 상주가 친구들을 부둥켜안고 있었다.

A씨 손주 친구들은 "친구 부모님이 돌아가셔서 다른 친구들과 같이 왔는데 안타까운 마음뿐이다. 어떤 말로 위로를 해야 할지"라며 차마 말을 잇지 못했다.

전북 무주군 무주의료원 장례식장에 지난 9일 무풍면 단독주택에서 일산화탄소 중독 사고로 사망한 A씨(84·여) 일가족 5명의 빈소가 차려져 있다. /사진=뉴스1
앞서 지난 9일 오후 4시 45분쯤 전북 무주군 무풍면 한 단독주택에서 일산화탄소 중독 추정 사고가 발생해 A씨 등 5명이 숨지고, 1명이 다쳤다.

A씨와 A씨 큰사위, 작은사위, 큰손녀, 작은딸은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발견 당시 거실에서 3명, 방에서 2명이 발견됐고 몸에 외상은 없었다. A씨 큰딸 C씨(57)는 화장실에 쓰러져 있었고, 의식이 없는 상태로 병원에 이송돼 치료받고 있다.

소방 당국은 "가족과 연락이 닿지 않는다"는 A씨 아들의 신고를 받고 출동해 이들을 발견했다. 이들은 사고 전날인 지난 8일 A씨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모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전북경찰청 과학수사계는 전날 사고 현장에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함께 합동 감식을 마쳤다. 경찰은 A씨 집 보일러가 정상적으로 작동했지만 연통 끝부분이 막혀 가스가 집 안으로 샌 사실과 사망자들의 코와 입에서 일산화탄소가 검출된 점을 바탕으로 사망 원인을 가스 누출에 따른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사고 원인으로 지목된 보일러와 연통을 중점적으로 살펴봤다"며 "유족 뜻에 따라 부검은 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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