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과학연구소와 물과학연구소.
식품회사에 있을 법한 R&D(연구개발)센터 명칭이지만 두 연구소는 LG전자의 R&D연구소다. LG전자의 국내 생활가전 생산 거점인 경남 창원 LG스마트파크에 위치해있다.
스마트파크 R&D센터 5층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식품과학연구소가 보인다. 연구소 내부는 냉장고와 김치 냉장고, 오븐과 함께 싱크대와 조리대 등이 갖춰져 완벽한 식품 연구소를 연상케했다.
이 곳에선 냉장고와 김치냉장고, 광파오븐, 전기레인지 등 LG전자의 다양한 주방가전이 어떻게 하면 식품을 더 맛있게 요리할 수 있을지, 더 신선하게 보관할 수 있을지, 김치를 더욱 맛있게 발효할 수 있을지 등을 연구한다. 창원과 가산 연구소를 합해 총 14명이 근무 중인데 모두 식품 관련 전공을 가졌다.
연구원이 LG디오스 김치냉장고의 '인공지능 맞춤보관'기능을 소개했다. LG전자의 스마트홈 애플리케이션인 씽큐 앱으로 포장김치의 바코드를 찍고 제조일자를 입력하자 그 제품에 맞게 최적의 온도와 시간이 자동으로 설정됐다. LG전자 관계자는 "제조일에 따라 김치의 익힘 정도가 다를 수 있으니 날짜를 입력하면 그에 알맞게 익혀준다"고 설명했다. 현재 비비고와 대상 종가집, 풀무원 등 총 9종 김치가 해당 기능에 등록돼있다.
같은 만두를 '인공지능쿡' 기능을 갖춘 LG디오스 오브제컬렉션 광파오븐과 전자레인지로 각각 조리했을 때 식감과 맛이 어떻게 다른지도 시연해보였다. 씽큐앱으로 만두 포장지의 바코드를 찍자 광파오븐이 자동으로 최적 조리법을 찾아 요리를 시작했다. 전자레인지 만두는 찐 만두 처럼 하얗게 익었지만, 오븐 만두는 튀긴 것처럼 노릇하게 만들어졌다. LG전자는 "광파오븐과 전자레인지를 비교해 간편식 조리시험을 한 결과 바삭함이 최대 3배, 노릇함은 최대 13% 향상됐다"고 밝혔다. 총 10개 업체 222개 메뉴가 현재 광파오븐 인공지능쿡에 등록돼 있다.
이외에도 식품과학연구소는 △식품을 가장 맛있게 조리하는 방법을 비롯해 요리 관련 콘텐츠를 개발하는 '요리개발실' △식품의 맛과 향 등을 평가하는 '감각과학실' △김치를 더욱 맛있게 해주는 유산균 등을 연구하는 '미생물실험실' △식품 성분이나 탈취 등을 연구하는 '식품분석실' △최적의 식품 보관 방법, 김치 숙성 알고리즘, 제균 기술 등을 다루는 '식품&김치개발실' 과 같은 시설을 갖추고 있다. 감각과학실은 블라인드 테스트를 위해 마치 일본라멘의 1인 테이블과 같이 독서실처럼 꾸며져있었다.
식품과학연구소 건너편엔 LG전자의 정수기 수질과 위생, 맛을 책임지는 물과학연구소가 있다. 물과학연구소엔 워터소믈리에 자격증을 갖춘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다. 워터소믈리에는 미각과 후각 등을 이용해 물의 맛과 품질을 평가하는 전문가다.
수질분석실에선 수백여개 물 관련 샘플이 빼곡히 모여있고, 기기분석실에선 연구원들이 중금속 성분을 분석하는 전문장비를 활용해 수질을 분석 중이었다. LG전자에서 사용하는 ICP-MS(이온결합플라즈마 질량분석기)는 수질을 0.001ppm(100만분의1무게에 해당하는 오염물질)단위까지 분석가능한데, 이는 전세계 60억 인구 중 6명을 뽑아내는 수준이다.
물과학연구소는 한국인정기구(KOLAS)가 인정한 국가공인수질시험기관이다. 2018년엔 영국 환경식품농림부가 주관하는 '식품분석숙련도평가'(FAPAS)에서도 최고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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