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위협' 테슬라 '역전'...전동화 최강자 노리는 BYD

머니투데이 김도현 기자 | 2022.10.10 06:30
/사잔=BYD 홈페이지

중국 BYD의 질주가 무섭다. 테슬라를 넘어 전기차 판매 1위에 오르더니, 배터리 시장에서도 LG에너지솔루션 입지를 위협한다. 전동화를 무기로 건설기계 시장에도 진출했다. 전장·에너지저장장치(ESS) 등으로의 확장도 모색한다. 각각의 시장을 공략하는 국내 주요 대기업 모두와 각각의 분야에서 전선을 구축하게 될 전망이다.

7일 SNE리서치에 따르면 BYD는 7·8월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LG에너지솔루션을 제치고 2개월 연속 2위를 차지했다. 8월까지 누계 점유율도 14.3%를 기록해 LG에너지솔루션(11%)에 앞선 상황이다. 전기차 시장에는 1위다. 지난 2분기 35만4000대를 판매해 처음으로 테슬라(25만4000대)에 앞서더니 3분기에도 53만7164대를 팔아 테슬라(34만3830대)를 넘었다.

BYD는 상위 10개 전기차 배터리 회사 가운데 유일하게 전기차를 직접 생산한다. 전기차 판매량이 증가할수록 배터리 점유율이 확대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했다. 2분기 10만대였던 테슬라와의 판매량 격차가 3분기 18만3334대로 확대됐다. 배터리 시장에서의 추가 점유율 확보로 이어질 전망이다. 업계는 BYD가 연간 점유율에서도 LG를 앞설 것으로 예상했다.

BYD의 출발점은 배터리였다. 1995년 설립된 BYD는 일본 휴대폰 제조사에 배터리를 납품하며 사세를 키웠다. 2002년 친촨자동차를 인수하면서 완성차 시장에도 뛰어들었다. 이때부터 투트랙 전략을 구사했다. 축적된 소형배터리 기술력을 바탕으로 전기차에 탑재되는 중대형 배터리 개발에 집중했고, 완성차사업의 중심축을 내연차에서 전기차로 전환하는 데 주력했다.

주류 완성차 회사들도 고전하는 배터리 내재화를 일찌감치 성공한 회사며, 배터리 업체들이 감히 엄두 내지도 못하는 전기차 사업에 뛰어들어 성공한 회사가 BYD인 셈이다. 여기에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와의 내연차 기술격차를 좁히는 데 실패한 뒤 중국 정부가 자국 내연차·배터리 기업을 집중 육성하는 시점과 맞물리면서 BYD도 급성장하게 됐다.

중국 선전 BYD 본사 /사진=BYD 홈페이지

BYD 전기차·배터리 판매량의 상당수는 내수를 통해 이뤄진다. 지난 7월까지 BYD의 금년도 누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 점유율은 12.6%로 3위지만, 중국을 뺀 나머지 시장에서의 점유율은 0.4%에 불과하다. BYD의 다음 목표는 내수용이란 꼬리표를 떼고 글로벌 전기차·배터리 브랜드로 거듭나고, 다양한 전동화 사업을 키우는 것이다.


BYD는 오는 17일 열리는 파리모터쇼에 참가하며 유럽에서의 전기차 판매량 확대에 도전한다. BYD는 그간 유럽에서 전기버스·트럭 중심의 상용차 모델 판매에 집중했으나 이번 모터쇼 참가를 계기로 전기승용차 판촉 활동에 주력할 전망이다. 전기버스를 생산하는 영국·헝가리·네덜란드법인을 활용해 생산 모델을 다변화하고, 배터리 생산설비도 구축해 유럽 주요 고객사 대응에 나설 것으로 점치고 있다.

유럽 외에도 주요 아시아·중남미 국가에 법인·지사·사무소 등을 설치하고 있다. 아시아에서는 한국에 지사를, 일본에 판매법인을 각각 설립했다. 일본에는 100개 이상의 오프라인 전기차 판매 매장을 계획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BYD는 2020년 토요타와 전기차·배터리 개발 합작사를 설립한 바 있다. 토요타와의 합작사는 현재 인도 전기차 시장 진출을 타진 중이다.

중남미에는 브라질·멕시코·칠레·콜롬비아·페루 등지에 법인을 설립했다. 업계는 해당 법인들이 BYD의 전기차 제조·판매 및 배터리 광물을 확보하는 전진기지가 될 것이라 예상했다. 미·중 무역분쟁 여파로 진출이 제한된 북미에서는 지게차 및 전기버스·트럭 등을 생산·판매하는 법인을 뒀다. 향후 제재가 완화되면 이들 법인이 BYD의 북미 전기차·배터리 공략의 교두보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배터리 기술력이 최고 수준이라 할 순 없지만, 범용성은 가히 세계 최정상급이라 할 수 있다"면서 "전기차의 경우 승용·상용 고루 생산하고 배터리도 셀·모듈·팩뿐 아니라 소재·광물 등에 이르는 다양한 분야까지 손을 뻗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종전부터 운영하던 전자기기 사업을 통해 전장사업 역량도 확대하면서 ESS·폐배터리·신재생에너지 분야로의 확장도 동시에 추진 중"이라면서 "한국으로 따지면 삼성·현대차·SK·LG·롯데·포스코·한화·GS·현대중공업에 이르는 주요 대기업들이 각각 추구하고 있는 미래먹거리를 BYD 홀로 영위하는 셈"이라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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