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우스 클릭하듯 'A-B분자 결합'…노벨화학상 3명 공동수상

머니투데이 김인한 기자 | 2022.10.05 20:37

(종합) '클릭 화학' 분야 미국·덴마크 과학자 3명
통상 'A-B 화학결합'하려면 열이나 촉매반응 필요
그러나 클릭 화학 통해 A-B를 순수한 상태로 결합
현재 '항체-약물 접합'하는 ADC 암 치료제에 적용

왼쪽부터 2022년 노벨 화학상 수상자 캐롤린 버토지(56·미국)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 모르텐 멜달 덴마크 코펜하겐대 교수(68·덴마크), 배리 샤플리스 미국 스크립스연구소 박사(81·미국). / 사진=노벨위원회

올해 노벨 화학상은 아무런 조건 없이 생체 내에서도 특정 분자 2개를 결합할 수 있도록 만든 과학자 3명에게 돌아갔다. 마우스를 누르듯 간단하게 화학결합을 만드는 '클릭 화학' 분야 과학자들이다. 이들의 연구는 화학 분야에 근간이 되고, 최근에는 항체와 약물을 접합하는 암 치료제, 즉 항체약물접합체(ADC) 연구에도 활용되는 중이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5일(현지시간) 2022년 노벨 화학상 수상자로 캐롤린 버토지(56·미국)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 모르텐 멜달 덴마크 코펜하겐대 교수(68·덴마크), 배리 샤플리스 미국 스크립스연구소 박사(81·미국)를 선정한다고 밝혔다. 특히 샤플리스 박사는 2001년 노벨 화학상을 수상한 이후 두 번째로 상을 받는 영예를 안았다.

위원회는 "올해 노벨 화학상 수상자는 분자를 빠르고 효율적으로 결합시킬 수 있는 기능적 화학인 '클릭 화학' 기초를 마련했다"며 "클릭 화학을 새로운 차원으로 끌어올려 유기물과 같은 생명체 내에서도 이를 구현시켰다"고 선정 배경을 밝혔다.

통상 특정 분자 A와 B 두 개를 붙이는 '화학결합'을 하려면, 뜨거운 열을 가하거나 촉매(화학반응 속도를 증가 또는 감소시키는 물질)를 통해 반응을 만들어야 한다. 물질의 순수한 상태를 인위적으로 바꾸는 화학결합을 하는 만큼, 연구에 여러 한계가 존재했다.

그러나 클릭 화학을 적용하면 열을 가하거나 촉매를 추가하지 않아도 특정 분자 두 개를 아무런 제약 없이 붙일 수 있다. 마치 마우스를 누르듯, 특정 분자 A와 B를 순수한 상태에서 결합할 수 있다는 의미다. 특히 우리 몸의 온도와 같은 '온화한 조건'에서도 화학결합을 만들어낼 수 있어 제약 연구에도 쓰이는 중이다.

올해 노벨 화학상은 아무런 조건 없이 생체 내에서도 특정 분자 2개를 결합할 수 있도록 만든 과학자 3명에게 돌아갔다. / 사진=노벨위원회

클릭 화학이 적용되는 제약 연구는 최근 주목받는 암 치료제인 ADC 분야다. ADC는 항체(Antibody)와 약물(Drug)을 접합해 쌍으로 만드는(Conjugate) 약물이다. 항체와 약물이 붙어 있는 만큼, 유도미사일처럼 암세포를 정확하게 쫓아가는 특징이 있다. 특정 분자 두 개를 붙이는 클릭 화학 분야의 태동으로 가능해진 일이다.


김석희 서울대 화학부 교수는 "분자의 복잡한 환경에서 특정 분자 두 개만을 선택적으로 붙이긴 쉽지 않다"며 "올해 노벨 화학상 수상자는 클릭 화학 분야를 통해 특정 분자 두 개에 열을 가하거나 촉매를 추가하지 않아도 결합할 수 있는 공로를 인정 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일반적인 화학 반응은 실험실에서 구현한 특정 환경에서만 선택적으로 일어나 생명체에선 적용하기 어려웠는데 생체 분자가 많은 세포 환경에서도 촉매 없이 반응하는 방법을 찾아낸 것"이라며 "이번 발견은 ADC 분야의 발전에도 기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노벨 화학상 수상자는 메달과 증서가 수여된다. 또 상금 1000만 스웨덴 크로나(약 13억원)를 3분의 1로 나눠 받게 된다. 노벨상은 1901년 알프레드 노벨의 유언에 따라 제정된 상으로, 과학 분야는 미지의 영역을 개척해 인류에 가장 크게 기여한 연구에 시상한다.

올해 시상식은 관례대로 노벨의 기일(12월 10일)의 주간에 스웨덴 스톡홀롬에서 열린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온라인 행사로 대체됐던 2020년과 2021년의 수상자들도 이번에 함께 참석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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