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0억 달라" 친정에 소송 건 임지훈 전 카카오 대표...김범수엔 소 취하

머니투데이 이세연 기자 | 2022.10.05 14:51
= 임지훈 카카오 대표가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종합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하기 위해 국회 민원실로 들어서고 있다. 2017.10.30/뉴스1

임지훈 전 카카오 대표가 자신이 몸담았던 카카오벤처스를 상대로 성과급을 지급하라며 제기한 소송에서 김범수 카카오 의장에 대한 소를 취하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46부(부장판사 이원석)는 5일 임 전 대표가 카카오벤처스를 상대로 제기한 5억원 규모의 약정금 청구 소송 첫 변론절차를 진행했다.

애초 임 전 대표는 카카오벤처스와 김범수 카카오 의장에게 소를 제기했는데, 전날 김 의장에 대한 소를 취하했다. 임 전 대표 측은 "소송 진행상 필요에 의해서 소 취하를 한 것이라 구체적인 이유는 말하기 어렵다"면서도 "카카오와 카카오벤처스는 공동으로 움직이는 것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성과보수 변경 계약의 해석에 비춰보면 성과보수 비율 44%는 유지되고, 직무수행 기간 조항은 배제된다"며 "성과급을 지급하지 않는 것은 실질적인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했다.

이에 카카오벤처스 측은 "사실관계의 진행은 맞지만 성과보수 변경 계약이 체결된 것은 새로운 운영자가 들어오면서 비율이 조정된 것일 뿐이고, 직무수행 기간은 그대로 유지된 것"이라며 "최소 직무수행 기간인 4년을 채우지 못했기 때문에 성과보수를 지급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임 전 대표가 카카오벤처스에 관해 주장하는 불법행위 청구 취지가 무엇인지 등을 다음 기일까지 정리해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다음 기일은 다음달 16일로 잡혔다.

'김범수 키드'라고 불리는 임 전 대표는 35세의 나이로 최연소 카카오 최고경영자에 올랐던 인물이다. 임 전 대표는 지난 3월 카카오벤처스로부터 계약에 따른 성과급을 제대로 지급받지 못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5억원의 소송금액은 소 제기를 위해 우선 설정한 규모이며, 임 전 대표가 주장하는 성과급은 600억~800억원에 달한다.


임 전 대표가 요구하는 성과급은 지난해 10월 청산된 카카오벤처스 1호 펀드 관련 보수다. 임 전 대표는 카카오벤처스 대표로 재직하던 2015년 1월 성과급(우선 귀속분)의 70%를 받는다는 내용의 성과급 지급약정을 맺었다. 해당 약정은 임 전 대표가 카카오 대표로 자리를 옮긴 뒤 2015년 12월 보상비율을 44%로 낮추되 '근무 기간과 상관없이 성과급을 전액 지급한다'는 조건이 추가됐다.

이 펀드는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의 운영사 두나무에 투자했다. 2013년 2억원에 사들인 두나무 주식 1000주는 2021년 2조원의 가치로 뛰어올랐다. 카카오벤처스 1호 펀드의 수익 역시 3000억원이 넘었다.

임 전 대표는 2018년 카카오를 떠나 지난해 펀드 청산 이후 카카오벤처스로부터 현금 29억원가량과 두나무 주식 12만1106주를 정산받기로 했다. 하지만 카카오는 올해 초 상법상 절차 미비를 이유로 임 전 대표에게 성과급을 지급할 수 없다고 통보했다. 임 전 대표 외에 해당 펀드에 참여했던 카카오의 다른 심사역이나 외부 투자자 등은 617억원 규모의 주식 등을 지급받았다. 이는 지난해 카카오의 사업보고서에도 반영됐다.

카카오는 임 전 대표가 성과 보수계약을 체결할 당시 대표직을 맡고 있었기에, 임 전 대표와의 성과보수 계약을 체결할 때 주주총회와 이사회 결의를 거쳐야 했으나 이 같은 절차를 밟지 않았다. 주총 의결 없는 임 전 대표와의 계약에 절차상 하자가 있고, 이를 무시한 채 성과급을 지급하면 배임에 해당할 수 있다.

카카오는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는 가운데, 이 같은 성과급 지급이 배임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법원의 판단에 맡길 것으로 보인다.

베스트 클릭

  1. 1 "번개탄 검색"…'선우은숙과 이혼' 유영재, 정신병원 긴급 입원
  2. 2 유영재 정신병원 입원에 선우은숙 '황당'…"법적 절차 그대로 진행"
  3. 3 법원장을 변호사로…조형기, 사체유기에도 '집행유예 감형' 비결
  4. 4 "통장 사진 보내라 해서 보냈는데" 첫출근 전에 잘린 직원…왜?
  5. 5 '개저씨' 취급 방시혁 덕에... 민희진 최소 700억 돈방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