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한은은 이환석 부총재보 주재로 '물가 상황 점검 회의'를 열고 최근 물가 상황과 향후 물가 흐름을 점검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6%로 전월(5.7%) 대비 소폭 낮아졌다.
앞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1월(3.6%)과 2월(3.7%) 3%대로 올라선 뒤 3월에는 4.1%로 뛰었다. 이후 4월(4.8%) 5월(5.4%)로 상승세를 이어갔다. 지난 6월에는 전년동월대비 6% 상승하고 7월에는 6.3%으로 올라 1998년 11월(6.8%) 이후 최고치를 나타낸 뒤 8월(5.7%) 상승세가 둔화됐다.
정부와 한국은행은 10월에 물가상승률이 정점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제 유가 및 원자재 가격이 하락중인 영향이 크다. 실제 두바이유 기준 국제유가는 지난 6월 평균 배럴당 115.7달러에서 지난달 90.6달러 수준까지 하락했다. 이에 석유류 등의 상승률이 낮아지면서 전체 물가 오름세가 주춤하는 모습이다.
다만 석유류 등 변동폭이 큰 품목을 제외한 근원물가는 외식 등 개인 서비스 품목을 중심으로 4.1% 오르면서 전월(4.0%) 대비 오름 폭이 확대됐다. 지난 7월(3.9%)에서 두달 연속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가공식품 및 외식 물가의 오름세가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가공식품(8.7%)은 2009년 6월(9%), 외식물가(9%)는 1992년 7월(9%) 이후 최고 수준이다. 한은은 수요 측 물가압력을 반영하는 개인 서비스 물가 역시 상당기간 6%대 높은 오름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향후 1년간의 물가 인식을 나타내는 일반인 기대인플레이션도 지난달 4.2%로 8월(4.3%)보다 소폭 낮아졌지만 4%대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치솟으면서 주춤했던 물가도 다시 들썩일 수 있다. 지난달 22일 금융위기 후 13년 6개월 만에 처음으로 1400원을 뚫었던 환율은 일주일도 채 되지 않아 1440원대마저 돌파, 지난달에만 연고점을 11번이나 갈아치웠다. 한은은 환율이 1% 오르면 물가 상승률은 0.06%포인트 높아진다고 추정한 바 있다.
물가가 앞으로도 높은 수준의 상승률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한은이 오는 12일 금융통화위원회의에서 기준금리 인상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달 22일 "0.25%포인트 인상의 전제 조건이 많이 바뀌었다"며 기준금리 빅스텝(한 번에 0.5%포인트 인상) 가능성을 열어 놨다.
이 부총재보는 "앞으로 소비자물가는 상당 기간 5~6%대 높은 오름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수요측 물가압력을 반영하는 개인서비스물가는 상당기간 6%대의 높은 오름세를 이어갈 전망"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향후 물가 전망 경로상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전개 양상, 글로벌 긴축기조 강화 등에 따른 불확실성이 큰 가운데 높은 수준의 환율, 주요 산유국 감산 규모 확대 등이 상방 리스크로 잠재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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