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자신감? 호주, 예상 뒤엎은 '베이비스텝'에 증시 급등

머니투데이 윤세미 기자 | 2022.10.04 17:11
필립 로우 호주중앙은행 총재 /AFPBBNews=뉴스1
호주중앙은행(RBA)이 4일 기준금리를 25bp(1bp=0.01%포인트) 인상했다. 빅스텝(50bp 금리인상)을 밟을 것이라는 예상을 깬 것이라 시장에선 호주 국채 금리와 호주달러 가치가 큰 폭으로 추락하는 등 충격적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4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RBA의 이날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종전 2.35%에서 2.6%로 25bp 올렸다. 인상폭은 당초 시장이 예상한 50bp의 절반에 그쳤다.

RBA는 기준금리가 단기간에 대폭 올랐기 때문에 속도를 조절했다며 베이비스텝(25bp 금리인상)을 밟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도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추가 금리인상이 있을 것임을 시사했다.

RBA는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다른 주요 중앙은행들과 발맞춰 공격적인 금리인상을 이어왔다. 5월 25bp 인상을 시작으로, 6월부터 9월까지 4차례 연속 빅스텝을 단행했다. 지난달에도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75bp 올린 만큼 RBA 역시 이번에도 빅스텝을 밟으리라는 전망이 대다수였다.

하지만 결과는 예상 밖이었다. 호주 커먼웰스은행의 개리스 에어드 애널리스트는 "RBA가 주요 중앙은행들의 추세를 거슬렀다"고 평가했다.


RBA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다른 지역만큼 심각하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호주의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대비 6.8%로 7월의 7%에 비해 둔화했다. 가계 부문의 부채가 세계 최고 수준이며 주택담보대출(모기지)의 60%가 변동 금리인 만큼 금리인상에 따른 후폭풍 역시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됐다.

RBA 결정에 채권 금리와 호주달러 가치가 곤두박질치는 등 시장 반응은 격렬했다. 호주 3년물 국채 수익률은 2008년 RBA가 글로벌 금융위기에 대응해 기준금리를 100bp 인하한 이후 장중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호주달러 가치는 달러를 상대로 장중 1% 추락하기도 했다. 반면 호주 증시는 3.8% 급등했다.

일부 시장 전문가들은 RBA가 이번에 소극적인 긴축에 나서면서 추후에 더 급격한 금리인상에 나서야 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도이치방크의 필 오도나호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결정의 이면에 있는 위험은 결국 해로운 지연처럼 보인다"면서 "RBA는 내년까지 오랜 기간 동안 더 높은 수준으로 추격에 나서야 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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