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기지가 자율주행 실험지대로…'창업수도'로 변신한 美실리콘앨리

머니투데이 뉴욕(미국)=고석용 기자 | 2022.10.03 14:31

[연중기획 : 진격의 K-스타트업, 세계로!] 미국 뉴욕-9
[르포]스타트업 도시로 변신한 뉴욕...맨해튼부터 브루클린까지 도시 곳곳이 '스타트업 서식지'

플랫아이언 빌딩(사진 우측의 삼각형 모양 건물) 전경 /사진=위키피디아

세계 경제 중심인 미국 뉴욕시 맨해튼(이하 뉴욕)에는 다리미를 닮은 삼각형 건물이 있다. 1902년 지어진 뉴욕의 랜드마크 '플랫아이언 빌딩'이다. 영화·드라마에서 뉴욕을 상징하는 건물로 자주 등장한다. 1990년대 후반, 이 건물 주변으로 벤처기업들이 몰리자 새로운 별칭이 하나 붙었다. 실리콘밸리에서 따온 '실리콘앨리(Alley·골목)'이다.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는 딥테크(첨단기술) 스타트업들이 하나둘 모여 둥지를 틀면서다. 닷컴버블 붕괴 이후 잠잠했던 이곳이 MZ(밀레니얼) 창업가들의 성지로 떠오른다.


"허드슨강부터 브루클린까지…도시 곳곳이 스타트업 생태계"


뉴욕에서 만난 가이 비드라 콜레보레이티브 펀드 파트너 /사진=고석용 기자

뉴욕에서 만난 벤처캐피탈(VC) 콜라보레이티브 펀드의 가이 비드라(Guy Vidra) 파트너는 "뉴욕 전체가 스타트업의 서식지"라고 표현했다. 플랫아이언 빌딩 인근 외에도 전역으로 스타트업이 넓게 분포돼 있다는 설명이다. 스타트업과의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을 원하는 구글, 메타, 아마존 등 빅테크 기업들도 뉴욕 서부 허드슨강 인근에 지사를 열었다. "대부분 본사는 실리콘밸리지만 뉴욕 사무실에서 기업경영의 핵심 역할을 담당한다"고 비드라 파트너는 설명했다.

반대편 이스트강 건너 브루클린 네이비 야드는 옛 군사기지였지만, 최근엔 자율주행 등 딥테크 기업을 위한 사무실·실험지대로 변했다. 브루클린 곳곳에선 과거 군수용 물품 생산공장들을 스타트업 오피스로 바꾸기 위한 재건축 공사가 한창이다.

소문을 듣고 VC들도 몰려 든다. 플랫아이언 지구 남동쪽에는 지난 7월 글로벌 톱티어VC로 평가받는 세쿼이아캐피탈이 사무실을 냈다. 실리콘밸리 외 첫 사무실이다. 이밖에 유니온스퀘어벤처스, 인사이트벤처파트너스, 콜라보레이티브펀드 등 유명 VC들도 하나둘 들어서면서 이 일대가 탈바꿈하고 있다.


재창업 순환으로 생태계 공고화…컬럼비아·코넬·NYU 등 인재 수혈


뉴욕은 실리콘밸리에 이은 세계 2위의 스타트업 도시다. 시장조사기관 스타트업지놈과 CB인사이트에 따르면 뉴욕시의 스타트업 가치와 VC투자금, 정부 지원금 등을 합산한 생태계 규모는 약 1470억 달러(약 212조원)에 달한다. 세계 도시 평균인 11억 달러의 140배다.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기업)은 120여곳에 달한다. 위워크, 텀블러, 킥스타터, 비메오 등이 대표적인 뉴욕 출신 테크기업이다.

근래 들어 선배 기업인들의 재창업·투자가 활성화되면서 스타트업 생태계는 더 공고해지는 모습이다. 비드라 파트너는 "실리콘밸리 페이팔 출신들이 '마피아'처럼 서로 끌어주고 밀어주듯, 뉴욕 선배 창업자들도 같은 역할을 하며 선순환 생태계를 형성해 가고 있다"고 말했다.


컬럼비아·코넬·뉴욕대학교 등에서 배출된 인재들은 스타트업의 인력난을 해결함과 동시에 강력한 미래 성장 동력이 되고 있다. 브루클린 산학단지 '메트로텍센터'에 입주한 뉴욕대 공대는 기업들과 R&D(연구·개발) 협력을 강화하는 한편, 코넬대는 이스트강 루즈벨트섬에 구글, 퀄컴, VC들과 '테크캠퍼스'를 조성하는 등 투자를 늘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다양한 인종·계층이 밀집해 테스트베드로 활용할 수 있는 거대시장과 뉴욕시의 규제 완화·면세 혜택 등도 창업 생태계를 든든히 받치는 역할을 한다. 액셀러레이터 마인드더브릿지의 시몬 타란티노 어드바이저는 "회사를 키우고 북미 시장 전역을 공략하기에 최적의 도시"라고 극찬했다.

이곳에 진출하는 한국계 스타트업도 해마다 느는 추세다. 한국무역협회와 뉴욕 한인창업인협회(KSE)에 따르면 뉴욕 소재 K스타트업은 대략 100여개, 창업기업 종사자 및 생태계 관계자는 1200여 명에 달한다. KSE 측은 "최근 뉴욕 등 미국 동부지역에서 창업하거나 지사를 설립하는 K스타트업들이 부쩍 많아졌다"며 "후배 K스타트업의 안착을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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