低 아래…지하실에 갇힌 한국증시

머니투데이 오정은 기자, 김주현 기자 | 2022.09.29 05:00

애플 증산 취소·러-獨 가스관 누출사고 등 악재 겹쳐
1103개 종목 '신저가'…당국, 증안펀드 재가동 논의

2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전 거래일(1421.5원)보다 18.4원 오른 1439.9원에 마감했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2223.86)보다 54.57포인트(2.45%) 내린 2169.29에 , 코스닥은 전 거래일(698.11)보다 24.24포인트(3.47%) 하락한 673.87에 거래를 종료했다. 28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전광판에 종가가 나타나고 있다. 2022.09.28. 사진=뉴시스
"1000원짜리 햄버거나 사먹어야겠어요. "

끝을 모르는 주식시장 하락에 투자자 고통만 늘어난다. "정부는 대체 뭐하는거냐"며 증시안정대책을 원하는 불만도 쏟아진다.

'파운드화 쇼크'에 글로벌 외환시장이 요동치며 코스피 2200대가 붕괴됐다. 2년2개월만의 최저치다. 애플의 증산 계획 취소, 러시아-독일 가스관 폭발 소식까지 전해져 증시는 삼중 악재의 직격탄을 맞았다.

28일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54.57포인트(2.45%) 내린 2169.29에 마감했다. 하루만에 시가총액 42조9260억원이 줄었다. 코스닥 지수는 3.47% 급락한 673.87에 마감, 시총 11조2190억원이 사라졌다. 두 시장에서 54조원의 시총이 증발했다.

코스피 시장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505억원, 1781억원을 순매도를 했고 개인은 3259억원어치의 매수우위를 기록했다. 코스피 시장에서 52주 신저가를 기록한 종목은 451개, 코스닥은 652개로 총 1103개 종목이 52주 신저가를 새로 썼다. 이날 장중 애플의 증산 계획 취소와 러시아-독일 해저가스관 누출사고 소식이 경기침체와 인플레이션 우려를 가중시켜 증시의 낙폭을 키웠다. 삼성전자는 전일대비 2.4% 내린 5만2900원에 마감했다. 장중 5만2500원의 52주 신저가를 또 다시 경신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 대비 18.4원 오른 1439.9원에 마감했다. 장중 1440원을 돌파하며 13년 6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외환·주식시장에 이어 채권시장도 요동쳤다. 이날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3.4bp 오른 4.338%에 마감했다.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12.4bp 상승한 4.332%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 주가가 장부가 기준 사상 최저치에 도달하고 신저가 종목이 1100개 넘어섰지만 전문가들은 아직 바닥을 논할 단계는 아니라고 진단했다.


허필석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 대표는 "글로벌 기축통화급에 속하는 파운드화 급락에서 시작된 외환시장의 변동성이 금융시장에 충격을 줬다"며 "제반 변수가 현재진행형인 지금 상황에서 주식시장의 진바닥을 논하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강달러 흐름과 파운드화, 유로화, 위안화 등 다른 통화의 상대적 약세는 결국 세계 각국의 금리 인상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환율 전쟁이 벌어진다면 한은도 금리 상승에 동참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홍춘욱 프리즘투자자문 대표는 "외환시장에서 분위기를 반전시킬 만한 변수가 등장하지 않으면 당분간 주식시장 부진이 계속될 것"이라며 "외환시장에서 환율이 일단 방향성을 가지고 상승할 때는 섣불리 고점을 이야기할 수 없다"고 말했다.

주식시장 폭락에 금융당국은 '증권시장안정펀드'(이하 증안펀드) 카드를 꺼냈다. 이날 금융위원회는 금융시장 합동점검회의를 열어 시장현황을 점검하고 대응방향을 논의했다.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증안펀드 재가동 등 금융시장의 변동성 완화조치를 적기에 실행할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을 당부했다.

정부와 한국은행은 국채시장의 안정을 위해 5조원을 긴급 투입하기로 했다. 기획재정부는 이날 방기선 1차관 주재로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어 30일 2조원 규모의 긴급 바이백(매입을 통환 조기상환)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한은도 3조원 규모의 국채 단순매입을 실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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