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망 붕괴' 쿠바 암흑 만든 허리케인, 美 간다…250만명 대피령

머니투데이 윤세미 기자 | 2022.09.28 12:05
허리케인 이언이 쿠바를 휩쓸고 이제 미국 플로리다로 접근하면서 현지 당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250만명 주민에 대피령을 발령하고 정전과 시설물 피해를 경고했다. 현지 언론은 이 지역이 메이저 허리케인에 직접 타격을 받는 것은 100년 만이라고 전한다.

27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주민들이 허리케인 이언 피해를 막기 위해 창문에 합판을 대고 있다./AFPBBNews=뉴스1
2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이언은 28일 오후 플로리다주 서부 해안에 상륙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3등급 허리케인인 이언은 시속 10마일(약 16㎞)로 북동진하고 있다. 플로리다 상륙 땐 4등급으로 위력이 세지면서 최고 풍속이 시속 209㎞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허리케인은 풍속에 따라 1∼5등급으로 나뉘며 숫자가 높을수록 강하다. 3등급부터는 메이저급 허리케인으로 간주된다.

강풍과 집중호우를 동반한 이언은 27일 쿠바 서부를 할퀴면서 큰 피해를 낳았다. 나무가 쓰러지고 가옥이 무너지고 담배 공장이 파손됐다. 사망자도 2명이 나왔다. 현지 전력망이 붕괴되면서 전국에 정전 사태도 빚어졌다. 쿠바 전력 당국은 허리케인으로 국가전력체계에 장애가 생겼다며 28일까지 전력 공급을 복구할 수 있도록 밤샘 작업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27일(현지시간) 쿠바에서 한 주민이 허리케인 이언으로 무너진 집을 보며 망연자실한 표정을 짓고 있다./AFPBBNews=뉴스1
이언이 이제 멕시코만을 건너 플로리다를 향함에 따라 당국은 주 방위군 5000명을 투입하는 등 대비 태세를 강화하고 있다. 주민 250만명에 대피령이 떨어지면서 인근 도로는 다른 지역으로 빠져나가려는 차들이 몰려 정체가 빚어졌다. 다른 주민들은 모래주머니를 구하기 위해 긴 줄을 늘어섰고, 집 창문에 나무 합판을 붙이고 물과 비상식량을 구입하며 대비에 나섰다.

탬파, 세인트피터즈버그, 새러소타 인근 공항은 일시 폐쇄됐고 주 전역 56개 학군에서 휴교령이 떨어졌다. 올랜도에 위치한 주요 관광명소도 문을 닫았다. 디즈니랜드는 28~29일 휴업한다.


27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대피령이 떨어진 주민들이 한꺼번에 도로로 몰리면서 혼잡이 빚어졌다./AFPBBNews=뉴스1
미국 국립허리케인센터는 이언이 플로리다주 서부 해안 약 144㎞에 걸쳐 최고 높이 3.6m의 폭풍 해일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탬파 등 허리케인 중심부와 우측에 있는 지역에서 피해가 클 수 있다는 전망이다. 탬파가 직접 허리케인의 타격을 받는 것은 1921년 이후 처음으로 알려졌다.

특히 정전과 시설물 파손이 우려된다. 론 드산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는 27일 기자회견에서 "허리케인이 지나가면서 많은 지역에서 정전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드산티스 주지사와 통화하고 허리케인 대응에 긴밀한 협력을 지속하기로 했다.

다만 멕시코만에 있는 석유 관련 시설에는 큰 영향이 없을 전망이다. 영국 BP는 26일멕시코만에 있는 석유 채굴 시설 가동을 중단했으나 허리케인 영향권에서 벗어났다고 판단, 시설을 재가동하기로 했다. 셰브론 역시 곧 이 지역 채굴 시설 재가동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WSJ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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