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EU에 '탄소국경조정제도 규제 확대 신중히 접근해야' 당부

머니투데이 오문영 기자 | 2022.09.28 11:00
/사진=뉴스1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지난 6월 통과된 EU(유럽연합)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의회 수정안에 대해 "CBAM 규제 품목 확대는 양국 교역관계 및 탄소중립(이산화탄소 실질 배출량을 0으로 만든다는 개념) 목표 달성을 고려해 신중히 결정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전경련은 이같은 취지의 건의서한을 최근 로베르타 메촐라 EU 의회 의장, 크리스티안 실비우 부소이 EU 의회 산업·연구·에너지 위원회 위원장, 파스칼 칸핀 EU 의회 환경·보건·식품안전 위원장에게 전달했다고 28일 밝혔다.

CBAM에 대한 전경련의 건의서한 발송은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다. 전경련은 지난해 7월 EU 집행위원회의 CBAM 입법안 발표 당시에도 수입품에 대해서 차별적인 조치를 취하는 CBAM은 자유무역 규범에 어긋날 수 있음을 지적하면서 EU와 같은 배출권거래제를 운영하는 한국은 CBAM 적용 면제국으로 지정돼야 한다고 건의했다.

이번에 확정된 EU 의회의 수정안은 기존 집행위원회의 입법안보다 규제가 오히려 강화됐다. 규제품목의 수가 기존 철강·알류미늄·비료·시멘트·전력 등 5개에서 유기화학품·플라스틱 ·수소·암모니아 등 4개가 추가돼 총 9개로 늘어났다. 제품 생산과정에서 발생하는 직접배출(스코프 1)뿐만 아니라, 제품을 생산하는데 쓰이는 전력사용에서 발생하는 간접배출(스코프 2)까지 규제대상 범위도 확대됐다.

전경련은 건의서한에서 당초 집행위원회 입법안 규제품목에서 제외됐던 유기화학품이 이번 의회 수정안에는 추가됐다는 사실을 지적하며 "석유와 가스 등 화석연료을 정제한 유기화학품 뿐만 아니라 생물원료 및 친환경 공정에 기반한 유기화학품까지 일률적으로 규제대상으로 삼는 것은 탄소중립 정책목표에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예외조항 적용 등 규제품목 선정기준 세분화의 필요성을 건의했다.


내년 1월 CBAM 시범운영 개시가 계획돼 있음을 고려하면, EU CBAM 최종안은 조만간 집행위원회·의회·이사회 간의 삼자협의를 거쳐 이르면 10월 중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미국도 EU CBAM과 유사한 탄소통상규제를 준비하고 있다. 지난 6월 미국 상원은 미국식 탄소국경조정제도인 청정경제법안(CCA)을 발의했다. CCA는 석유화학제품 등 12개 수입품에 대해 탄소 1t(톤) 당 55달러씩 일괄적으로 관세를 부과하는 것이 골자다.

산업계에서는 최근 경제안보 국면에서 미국 우선주의가 강조되고 있는 만큼, CCA 입법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한국의 중요 수출시장인 미국과 EU에서 탄소통상규제가 본격화된다면 우리 기업들의 피해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유환익 전경련 산업본부장은 "주요 선진국들이 탄소중립을 명분으로 보호주의를 강화하려는 이른바 녹색보호주의가 현실화되고 있어, 제조업·수출중심의 한국 경제에는 앞으로 큰 난관이 예상된다"면서 "탄소통상 문제는 개별기업 및 민간단체 차원에서 대응하기에는 한계가 있어 정부도 선제적으로 대응하여 다가올 탄소통상시대에 우리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이 유지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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