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 OCIO 주간운용사는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삼성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 등 4개사가 주로 맡고 있다.
OCIO는 자산운용을 총괄하는 최고투자책임자(CIO)의 역할을 외부에 위탁(아웃소싱)하는 것을 말한다. 주택도시기금, 고용보험기금과 같은 공적연기금이나 성과보상기금 등의 중소기금이 외부에 자산운용을 맡기는 것이다. 2014년 한국투자증권이 국내 증권사 최초로 시장에 진입한 이후 내부에 전문 운용인력이 부족한 공적연기금이 도입을 늘리면서 올해 6월말 기준, 약 120조원 수준으로 성장했다. 업계에서는 기금형 퇴직연금 도입과 함께 계약형 퇴직연금이 OCIO로 전환하면 2032년 내에 1000조원 규모로 시장이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
OCIO 주관사의 역할은 크게 증권과 운용으로 나뉘는데, 지원 등의 업무를 하는 증권 부문은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운용 부문은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시장을 선점한 상태다. 신한금융투자와 KB자산운용은 시장 참여를 확대하고 위해 조직을 강화하고 있으며 대신증권, 하나증권, 한화자산운용은 신규 진입을 위해 조직을 구성했다. 퇴직연금 운용수익률 제고를 위해서는 OCIO 시장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판단에서다.
문제는 후발주자들이 의욕적으로 뛰어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입찰 과정에서 진입장벽 높아 사실상 신규 사업자가 참여하기 어려운 시장이 됐다는 점이다. 현재 OCIO 사업자 선정은 각 기금이나 법인이 조달청의 입찰방식을 본따 공개입찰을 진행하면, 정량 평가와 정성 평가를 거쳐 최종 사업자를 가린다.
우선 정량 평가를 통과한 증권사나 운용사가 정성 평가를 거치게 되는데, 정량 평가시 사용하는 표준화 점수방식이 후발주자들에게 불리해 신규 진입이 어렵다는 지적이다. 예를 들어 랩 잔고의 경우 이미 위탁 운용을 해본 기존 사업자는 표준화 점수 상 최상위 점수를 받지만 신규 또는 후발 사업자는 평균 또는 그 이하의 점수를 받을 수 밖에 없다. 과거에 실적이 없는 증권사나 운용사는 정량 평가에서 점수를 잃고 시작하는 셈이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의 평가방식은 과거에 실적이 있었는지 여부가 자금 유치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기존 사업자에게 유리하다"며 "불과 1~2점으로도 당락이 갈릴 수 있는 입찰에서 신규 사업자가 이를 만회하고 입찰에 선정되려면 사실상 수수료 크게 낮추는 것밖에 방법이 없기 때문에 저가 출혈 경쟁이라는 부작용이 생긴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OCIO 제도가 아직 자리를 잡아가는 초기 시장인 만큼 진입장벽 낮춰 건강한 경쟁을 유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증권업계 다른 관계자는 "정량 평가의 경우 위탁 운용을 할 수 있는 회사인지를 가릴 만한 기준을 점검하는 평가가 돼야지 여기서 당락이 좌우된다면 신규 사업자들은 정성 평가에 참여할 기회조차 받지 못하는 것 아니냐"며 "기존 사업자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정량 평가 항목을 비율 또는 증가율로 전환하거나 배점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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