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3300억 빚폭탄 터지나…카카오 탈출 못한 개미들 '덜덜'

머니투데이 윤지혜 기자 | 2022.09.27 05:45

2020년 해외투자자 EB 발행
주가하락, 조기상환 우려 커져


카카오가 주가가 6만원선 밑으로 추락한 가운데, 자칫 내달 3000억원대 채무상환 부담까지 커졌다.

26일 카카오는 전 거래일 대비 2.13% 내린 5만9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연일 52주 신저가를 기록하며 올 초(1월3일) 11만4500원 대비 반토막났다. 이대로라면 내달 28일 풋옵션(조기상환 청구권) 행사일에 약 3293억8324만원의 채무를 조기상환해야 할 가능성이 높다.

앞서 카카오는 2020년 M&A(인수·합병) 자금을 마련키 위해 싱가포르 증권거래소에서 해외투자자 대상 3억달러 규모(당시 3395억7000만원)의 EB(교환사채)를 발행했다. 일정 기간이 지난 후 카카오 자사주로 교환할 수 있는 사채다. 투자자는 미래 주가 상승에 따른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고, 발행회사는 저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어 '윈윈'으로 여겼다.

실제 교환가격은 당시 주가보다 35% 높은 47만7225원(액면분할시 주당 9만5359원)으로, 표면·만기이자율 모두 '제로'여서 주가 상승에 대한 카카오의 자신감과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나타냈다. 문제는 카카오 주가가 2년 전 수준으로 회귀하면서 조기상환 우려가 커졌다는 점이다. EB 만기일은 내년 4월18일이지만, 채권자는 오는 10월28일부터 풋옵션 행사가 가능하다.

남궁훈 카카오 대표이사는 올 초 취임 당시 주가 15만원을 목표로 내걸었으나 26일까지 6만원선도 무너졌다./사진=뉴스1
채권자로선 EB를 주식으로 교환하는 것보다 조기 채무상환을 요구하는 게 이득이다. 투자 수익을 얻을 순 없지만, 원금은 지킬 수 있어서다. 만기이자율이 0%인 만큼 채권자로선 만기일인 내년 4월18일까지 기다릴 이유도 없다.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 확대 속 '강달러'(원화 가치 하락) 현상도 해외 투자자의 투자 회수 가능성을 높인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교환대상 주식 356만902주 중 97%(345만4139주)가 잔여 교환가능 주식이다. 액면분할 기준 교환가격은 주당 9만5359원으로, 카카오 입장에선 약 3293억8324만원의 채무부담이 생기는 셈이다.


카카오는 현재 보유한 현금을 고려할 때 채무를 상환하더라도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유지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올 상반기 카카오가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4조3073억원이다.

그러나 투자자들이 풋옵션을 행사하면 카카오는 자사주를 사줄 다른 투자자를 찾거나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에 나서야 한다. 통상 블록딜엔 할인율이 적용되는 데다, 대규모 물량이 쏟아져 주가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에 카카오는 지난 5월 주주가치 제고 차원에서 323만9741주를 소각했다. 이는 감자기준일(5월3일) 당시 종가로 2867억원 규모다.

카카오 관계자는 "카카오M 합병 당시 취득한 자사주 중 처분이 필요한 물량은 이미 처분·소각이 완료된 상태"라며 "남은 자사주는 중장기 주주환원을 위한 소각 및 임직원 상여 등에 활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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