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죄자도 아닌데…中 베이징 버스기사에 "전자팔찌 하라" 시끌

머니투데이 황예림 기자 | 2022.09.26 17:08
지난 18일 오전 2시40분쯤 중국 구이저우성 구이양에서 출발한 방역버스가 추락해 27명이 숨졌다./사진=트위터

중국 베이징시 당국이 장거리 버스 운전기사에게 전자 팔찌를 착용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2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트스(SCMP)는 최근 베이징시가 고속도로 노선 등을 운행하는 버스 기사에게 전자 팔찌 1800여개를 배포했다고 보도했다.

버스 회사는 전자 팔찌를 통해 버스 기사의 체온, 심박수, 호흡수, 혈중 산소 농도, 혈압, 수면 정보 등을 실시간으로 전송받을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불안감 등 감정 상태도 모니터링할 방침이다.

SCMP는 베이징에서 열릴 예정인 제20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를 몇 주 앞두고 이번 지침이 나왔다고 전했다. 각종 사고 가능성 등 정부에 부담이 될 수 있는 사회적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지난 18일 새벽 구이저우성에서 코로나19(COVID-19) 확진자들을 태우고 가던 버스가 추락해 27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 이후 각종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선 당국을 향한 거센 비판이 일었다.



전자 팔찌 도입 소식이 전해지자 전문가들은 사생활 침해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전자 팔찌의 정확성을 전적으로 신뢰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왕 콩웨이 변호사는 "최근 몇 년간 교통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자 시 당국이 공공 안전을 위한 대책을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버스 기사로부터 그렇게 많은 개인 정보를 수집할 필요가 있는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했다.

캘빈 호와이룬 홍콩대 법학부 교수는 "이 장치가 감정과 건강 상태를 얼마나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는지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정확성이 떨어지는 결과는 부당한 차별과 불필요한 고통을 야기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7월에도 베이징시는 다른 지역을 다녀온 뒤 자가격리에 들어간 주민들에게 체온 측정 등을 이유로 전자 팔찌를 착용할 것을 명령했다. 당시 한 주민이 웨이보를 통해 이를 폭로하면서 비판이 일자 시 당국은 전자 팔찌 착용 지시를 철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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