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이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한다. 2조원 규모의 3자 유상증자를 통해 최대주주로 올라선다. 거래가 성공적으로 끝나면 대우조선은 21년 만에 민간기업의 품에 안긴다.
다만 산은은 더 유리한 조건의 투자자 참여 가능성을 열어두는 '스토킹호스' 방식을 도입하기로 했다. 우선협상자로 한화그룹을 선정한 뒤 경쟁입찰을 붙이는 방식이다.
━
강석훈 회장 "국내 모든 제조업 대기업에 인수의향 타진...한화, 인수 의지 피력"━
한화그룹은 최종입찰자로 선정되면 대우조선에 2조원의 유상증자를 실시해 49.3%의 지분과 경영권을 확보한다. 현재 55.7% 산은의 보유지분은 28.2%로 줄어든다.
강석훈 산은 회장은 이날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대우조선의 체질 개선과 중장기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역량 있는 민간주인 찾기가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고 판단했다"며 "통매각, 분리매각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해당 사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재무적으로 뒷받침이 가능한 매수자를 물색했다"고 말했다.
이어 "경영과 재무 역량이 검증된 국내 대기업 계열에 투자 의향을 타진했고, 그 결과 한화그룹이 인수 의향을 표명했다"며 "(한화가 인수하면) 2001년 워크아웃 졸업 후 현재까지 21년간 산은의 품에 있던 대우조선이 민간 대주주를 맞이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산은은 현대중공업 인수합병 무산 후 국내에서 제조업을 영위하는 모든 대기업과 접촉했고, 그중에서 한화그룹이 인수 의지를 피력했다고 설명했다. 강 회장은 "민간 주인 찾기를 통해 정상화하는 것이 국민의 손실을 최소화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
'스토킹호스'로 추가 입찰 기회...해외기업·현대重·삼성重, 참여 불가━
한화그룹이 우선협상자가 된 상태에서 경쟁입찰을 진행하는 방식이다. 한화그룹과 같거나 좋은 조건을 제시하면 인수 후보가 될 수 있다.
산은은 약 3주간 경쟁입찰에 참여할 입찰의향서(LOI)를 받을 예정이다. 한화그룹과 동일 조건을 제시한 기업이 나타나면 한화그룹과 동일 조건 제시자가 함께 최대 6주간 상세실사를 실시하고, 최종투자자를 선정한다.
만약 추가 입찰 기업이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하면 한화그룹은 우선협상자로서 다시 조건을 제시할 기회(투자우선권)가 주어진다. 다만 경쟁입찰에는 해외기업과 향후 기업결합에 문제가 될 수 있는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은 참여할 수 없다.
산은과 수은은 대우조선 경영정상화를 위해 다른 채권단의 협조를 구해 기존 금융지원 방안을 거래종결일로부터 5년간 유지할 계획이다. 수은은 내년 예정된 영구채 금리 조정을 변경하고, 기존 발생 이자를 주식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강 회장은 "올해 안에 본계약을 체결하는 것이 목표"라며 "본계약 체결 후에도 법적 조치 등으로 추가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내년 상반기 중에는 딜 클로징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