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바이옴, FDA 신약 인정 눈앞...국내 업계도 '눈독'

머니투데이 박다영 기자 | 2022.09.26 16:08
세계 최초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가 곧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마이크로바이옴은 다양한 건강기능식품, 치료제에 활용가능해 제약 업계의 대표적인 '차세대 먹거리'로 꼽힌다. 새로운 시장 확대가 예고된 가운데 발빠르게 기술을 선점하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국내 제약·바이오 업체들도 개발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미국 식품의약국(FDA) 산하 백신 및 관련 생물학제제 자문위원회(VRBPAC)는 최근 리바이오틱스의 재발성 클로스트리디오이데스 디피실리 감염(CDI) 치료제 후보물질 '레비요타'(RBX2660)'에 대해 허가 승인 권고 결정을 내렸다.

회의에 참석한 자문위원단 17명 중 13명은 RBX2660이 약효가 있다고 판단했고, 안전성 측면에서는 12명이 승인을 권고했다. FDA는 VRBPAC의 논의 결과를 전달받고 최종 품목허가를 결정한다. 업계 안팎에서 RBX2660의 승인이 높게 점쳐지는 이유다.

RBX2660은 항생제 치료 후 재발성 CDI를 줄이는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다. CDI는 항생제 장기 투약 등으로 나타나는 약물 내성 감염 질환으로 장내 미생물 균형이 무너지면서 생긴다. 재발률이 높다는 특징이 있는데 주요 증상으로는 설사, 발열, 대장염 등이 나타나고, 심한 경우 사망에 이른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매년 미국에서 CDI 환자가 약 50만명, 사망자가 수만명 발생한다.

마이크로바이옴은 미생물(Microbe)과 생태계(Biome)의 합성어로 장내 미생물의 총합을 일컫는다.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는 인체에서 유래한 균주를 활용하기 때문에 기존 치료제에 비해 약효와 안전성이 높은 것이 특징이다. 치료제 뿐 아니라 건강기능식품으로도 활용 범위가 넓어 시장성이 크다.

국내외 제약·바이오 업체들은 잠재력을 높게 평가해 신성장 동력으로 마이크로바이옴을 선택했다. 이제까지는 성과를 내놓지 못했으나 최근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상용화가 가시화되는 분위기다. 미국의 대표적인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개발 업체 세레스 테라퓨틱스도 개발중인 CDI 치료제 후보물질 'SER-109'의 임상 3상을 마치고 FDA에 품목허가를 신청했다.


첫 치료제가 상용화되면 이를 활용한 시장은 빠르게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선도 업체는 아니더라도 기술을 확보하면 향후 시장 선점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이 때문에 국내 업체들도 기술 확보를 위해 열을 올린다. 유한양행은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연구개발기업 에이투젠의 지분 60%가량을 확보하면서 최대주주에 올랐다. 추후 자회사로 흡수할 예정이다. 양사는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치료제를 공동 연구·개발한다. 종근당바이오는 연세의료원과 공동 연구개발에 들어갔다.

CJ바이오사이언스는 마이크로바이옴 전문 회사 천랩을 인수해 출범하면서 오는 2025년까지 마이크로바이옴 파이프라인 10개, 기술수출 2건을 성사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지놈앤컴퍼니는 위암을 대상으로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후보물질 'GEN-001'의 국내 임상 2상을 진행중이다. 고바이오랩은 후보물질 'KBL697'에 대해 건선·대장암 대상 각각 미국 임상 2상·2a상을 진행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마이크로바이옴은 아직 시장이 형성되지 않았지만 추후 잠재력은 큰 분야"라면서 "국내 업체들이 기술을 선점하면 글로벌 시장에서도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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