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카카오는 전 거래일 대비 2.13% 내린 5만9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연일 52주 신저가를 기록하며 올 초(1월3일) 11만4500원 대비 반토막났다. 이대로라면 내달 28일 풋옵션(조기상환 청구권) 행사일에 약 3293억8324만원의 채무를 조기상환해야 할 가능성이 높다.
앞서 카카오는 2020년 M&A(인수·합병) 자금을 마련키 위해 싱가포르 증권거래소에서 해외투자자 대상 3억달러 규모(당시 3395억7000만원)의 EB(교환사채)를 발행했다. 일정 기간이 지난 후 카카오 자사주로 교환할 수 있는 사채다. 투자자는 미래 주가 상승에 따른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고, 발행회사는 저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어 '윈윈'으로 여겨졌다.
실제 교환가격은 당시 주가보다 35% 높은 47만7225원(액면분할시 주당 9만5359원)으로, 표면·만기이자율 모두 '제로'여서 주가 상승에 대한 카카오의 자신감과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나타냈다. 문제는 카카오 주가가 2년 전 수준으로 회귀하면서 조기상환 우려가 커졌다는 점이다. EB 만기일은 내년 4월18일이지만, 채권자는 오는 10월28일부터 풋옵션 행사가 가능하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교환대상 주식 356만902주 중 97%(345만4139주)가 잔여 교환가능 주식이다. 액면분할 기준 교환가격은 주당 9만5359원으로, 카카오 입장에선 약 3293억8324만원의 채무부담이 생기는 셈이다.
카카오는 현재 보유한 현금을 고려할 때 채무를 상환하더라도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유지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올 상반기 카카오가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4조3073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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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M 합병때 생긴 자사주, 지난 5월 모두 소각"━
그러나 투자자들이 풋옵션을 행사하면 카카오는 자사주를 사줄 다른 투자자를 찾거나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에 나서야 한다. 통상 블록딜엔 할인율이 적용되는 데다, 대규모 물량이 쏟아져 주가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에 카카오는 지난 5월 주주가치 제고 차원에서 323만9741주를 소각했다. 이는 감자기준일(5월3일) 당시 종가로 2867억원 규모다.
카카오 관계자는 "카카오M 합병 당시 취득한 자사주 중 처분이 필요한 물량은 이미 처분·소각이 완료된 상태"라며 "남은 자사주는 중장기 주주환원을 위한 소각 및 임직원 상여 등에 활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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