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21년만에 주인 찾나...돌고 돌아 '한화'

머니투데이 이용안 기자 | 2022.09.26 16:01

돌고 돌아 14년 만에 대우조선해양이 한화그룹에 통매각된다. 한화는 2008년 당시 대우조선의 첫 매각 시도에서 우선협상대상자였다. 대우조선은 1999년 대우그룹 파산 이후 KDB산업은행의 관리를 받아왔다. 대우조선이 이번에는 민영화에 성공할 지 관심이 쏠린다.

산은은 대우조선의 근본적 정상화를 위해 전략적 투자유치 절차를 개시하고, 우선 한화그룹과 2조원의 유상증자 방안을 포함한 조건부 투자합의서를 체결했다고 26일 밝혔다.

지금까지 대우조선 매각은 5차례 실패를 겪었다. 첫 매각 시도는 200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며 산은의 민영화를 추진했고 대우조선 매각에도 속도가 붙었다. 당시 시장에선 산은과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가 보유하고 있는 지분 50.36%의 매각가를 5조~8조원대로 추산했다.

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한화가 단독으로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됐다. 공개 경쟁입찰엔 한화·현대중공업·포스코·GS 등이 뛰어들었다. 당시 한화는 약 6조3000억원의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는 산은과 지분매각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2009년 3월에 매각대금을 완납하기로 했다.

문제는 글로벌 금융위기였다. 자금조달 문제를 겪게 된 한화는 산은에 잔금 납부 시한에 여유를 달라며 잔금 분할 납부를 요청했다. 그러나 산은은 특혜 논란을 우려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결국 산은은 1월 한화의 우선협상대상자 자격을 박탈했고, 매각 절차는 중단됐다. 이후 2009년 12월, 2012년, 2014년에도 산은은 매각을 시도했으나 인수 의사를 보이는 기업이 나타나지 않으면서 매각 절차는 더 나아가지 못했다.


2019년 산은은 현대중공업과 '스토킹 호스' 방식으로 한 번 더 매각을 시도한다. 이는 매각자가 인수의향자와 공개입찰을 전제로 조건부 인수계약을 맺는 방식이다. 공개입찰 후 다른 응찰자가 없으면 인수의향자가 최종 인수예정자로 확정되지만, 더 나은 조건을 제시한 응찰자가 있다면 매각자는 기존 인수의향자와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

산은은 현대중공업과 합작해 통합법인을 설립하기로 결정했다. 당시 산은이 보유한 대우조선 보유 지분 전량(55.7%)을 통합법인에 현물 출자한 뒤 그 자금을 단계적으로 회수할 계획이었다. 삼성중공업도 인수에 뛰어들었지만 결국 포기해 최종적으로는 현대중공업과 매각이 진행됐다.

현대중공업 매각에는 대우조선이 보유한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이 걸림돌이었다. 유럽연합(EU) 경쟁당국은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을 인수하면 LNG 운반선 시장점유율이 60%로 올라 독과점 우려가 있다며 두 회사의 결합을 반대해 또다시 매각이 성사되지 못했다.

5차례 매각 불발 끝에 산은은 다시 스토킹 호스 방식으로 한화를 인수예정자로 선정했다. 한화는 대우조선 앞 2조원의 유상증자를 실시해 49.3%의 지분과 경영권을 확보하고 산은의 원활한 투자 유치와 대우조선의 경영정상화를 위한 지원방안을 채권단과 함께 마련하기로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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