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패션위크' 무대를 마친 황이슬 리슬 대표(35세)는 이같이 '찐터뷰'에 한 마디를 남겼다. 황 대표와 리슬은 한복 브랜드 최초로 밀라노 패션위크 런웨이에 오르는데 성공했다.
최근 두 달 동안 이어진 '눈을 뜨면 출근하고, 눈을 감으면 퇴근하는' 강행군이 끝난 것에 대한 안도감과, '다음 스테이지'에 대한 욕심을 황 대표가 모두 언급한 것이다.
황 대표가 그렇게 고심하며 보여주려한 진면목은 전세계인들이 즐길 수 있는 '패션'으로 한복의 가능성이었다. 황 대표는 현재까지 한복이 '코스튬'에 가까웠다는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 형식과 방식, 고정관념에 묶여있던 한복의 가능성을 풀어야 진짜 '패션'으로 한복이 기능할 것이란 지론이다.
그는 "청바지를 잘라입든 찢어입든, 티셔츠를 넣어입든 빼서입든 누가 지적하지 않지 않나. 패션이라는 것은 그래야 한다"며 "한복이 '패션'적으로, '비즈니스'적으로 가능성이 많은 옷이라는 걸 전 세계에 보여주고 싶다. 한국인이 특별한 행사에만 입는 민속복이 아니라, 외국인이 생활 속에 입어도 되는, 세계 속의 패션처럼 보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그게 무슨 한복이냐"는 비판까지 염두에 두고 이런 무대를 연출했다고 한다. 그러면서도 단아한 매력의 한복 역시 배치해 '다양성'을 강조했다. 파격과 단아함의 대조가 곧 한복의 가능성과 다양성을 보여주는 방식이었다.
21세기의 한복은 '단아함'이라는 한 가지 이미지에 고착되지 않아야 한다는, 그래서 옷장 속의 '코스튬'이 아니라 생활 속의 '패션'이 되어야 한다는 디자이너의 철학을 엿볼 수 있다. 그래서 밀라노 패션위크 무대 콘셉트도 '축제'로 잡았다. K-팝 콘서트와 같은 축제에 입고갈 수 있는 한복. 그게 황 대표가 꿈꾸는 한복의 미래다.
그는 "밀라노 패션위크가 끝나서 이제 마음을 한결 내려놓을 수 있겠단 생각이 든다"라며 "나는 일쟁이다. 바로 다음 일을 생각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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