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 窓]C레벨 육성이 시급한 헬스케어 산업

머니투데이 김현욱 현앤파트너스코리아 대표컨설턴트 | 2022.09.23 02:03
김현욱 대표
최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지속적인 금리인상과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로 국내 헬스케어업체, 특히 '돈으로 시간을 산다'는 신약개발 벤처기업들의 자금조달 어려움이 최대 관심사다. 하지만 이에 못지않게 국내 헬스케어업계에 시급히 요구되는 것이 바로 'C레벨(Level) 육성과 영입'이다. C레벨은 한 기업을 경영하고 운영하는 최고의사결정 인물, 혹은 조직을 의미하며 대표적으로 최고재무책임자(CFO, Chief Financial Officer) 최고기술책임자(CTO, Chief Technology Officer) 최고운영책임자(COO, Chief Operating Officer) 최고마케팅책임자(CMO, Chief Marketing Officer) 최고제품책임자(CPO, Chief Product Officer) 등이 있다. 과거 C레벨은 경영참여형 사모집합투자기구(PEF)나 기업 인수·합병, 한계기업 회생프로젝트 등에 구원투수로 영입돼 경영권 인수 및 기업가치 제고를 통한 기업 재매각 등의 역할을 주로 맡아왔다. 헬스케어 분야 중 신약개발 벤처기업은 다른 산업 대비 상대적으로 소자본 기술기반 창업이 많고 기업구성 4대요소(관리경영, 연구·개발, 생산품질, 영업판매)를 모두 확보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C레벨의 영입과 이들의 역할이 필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국내 헬스케어산업에서는 미국이나 유럽 등 주요 선진국 대비 역량과 경쟁력을 갖춘 이들 C레벨의 인력풀(Pool)이 부족한 이유가 무엇일까.

첫째, '소유와 경영의 일체'라는 한국 특유의 기업문화다. 이사회를 중심으로 한 인재영입과 대리경영이 보편화한 대부분 글로벌 기업과 달리 최대주주 중심의 가업경영 형태로 기업을 경영하는 한국 기업에서는 이들 C레벨이 육성되고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기 어렵다. C레벨급의 인재로 성장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은 '시간의 세례'며 이를 통해 지식, 경험, 인맥이라 일컫는 소위 삼위일체 역량을 확보할 수 있다. 하지만 3년 단위 경영진(이사) 선임과 해임, 권한위임에 인색한 한국 기업문화에서는 중장기 경영전략과 비전수립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C레벨의 육성과 성장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둘째, 능력 중심의 평등하고 공정한 팀 기반 업무문화가 활성화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국내의 경우 C레벨 인재가 육성되고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은 대기업이 분명 유리하지만 주니어 직급 시기에는 순환근무 등 여러 업무를 수행하거나 반대로 한두 분야에 머무를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환경에서는 단기간 업무지식과 경험을 축적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고 이를 융합한 업무능력 레벨업도 쉽지 않다. 더욱이 상명하복의 경직된 조직문화에서는 능력중심의 평등하고 공정한 팀워크가 조성되기 어렵다. 최근 C레벨에 대한 시대적 요구는 한 명의 인재가 아닌 각각의 전문성을 가진 팀 기반의 조직이기 때문이다.


셋째, 지나친 규제와 정부간섭으로 인한 원활한 경영활동의 제약이다. 전술했듯이 C레벨 인재, 혹은 조직영입은 일정기간 특정 시점에서 기업가치제고를 위한 역할을 수행한다. 여기에는 중장기 프로젝트도 포함될 수 있지만 3~5년 내 성과를 도출해야 하는 중단기 프로젝트가 대부분이다. 이를 위해서는 노동시장의 유연성, 경영진에 대한 사회적 존중, 원활한 자금조달과 기업경영 등에서 우호적 환경과 지원책이 필요하나 현재 한국의 기업경영 환경은 그리 호의적이지 않은 것도 원인으로 지목된다.

헬스케어 산업은 다른 산업 대비 상대적으로 엄격한 규제와 높은 기술력, 대규모 자금소요 및 장기 프로젝트 기반의 가치사슬 분야이기에 적재적소 인재영입과 대응이 필요하다. 이제부터라도 C레벨 영입과 육성에 보다 깊은 고민과 관심을 가져야 할 시기라 판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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