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서 없애고 "알아서 새 역할 찾아라"…메타·구글 '편법 정리해고'

머니투데이 정혜인 기자 | 2022.09.22 14:00

조직 개편으로 '해고 통보' 없는 감원 효과…메타 '30일'·구글 '60일' 내 새 자리 못찾으면 퇴출

/AFPBBNews=뉴스1
미국 정보기술(IT) 공룡인 메타플랫폼(페이스북 모기업, 이하 메타)과 구글이 고물가와 경기침체 위협 속 비용을 줄이고자 '조용한 감원'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업계 소식통들을 인용해 메타와 구글이 공식적인 감원 계획을 발표하지 않은 채 조직 개편이라는 편법을 사용해 직원들을 내보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메타의 전·현직 관리자들에 따르면 메타는 최근 본사 내 각 부서 개편에 영향을 받는 직원들에게 다른 직책에 지원할 수 있는 제한적 기회를 제공하며 이들이 회사에서 나가도록 유도했다. 개편 대상 부서의 직원들이 다른 부서에 지원할 수 있도록 하면서도 그 시기와 범위를 제한해 실질적으론 정리해고 통보나 다름없었다는 얘기다. WSJ은 메타의 이런 방식에 대해 "대규모의 해고통지서(pink slips) 발행 전 직원들을 조용히 회사에서 나가도록 하는 편법"이라고 평가했다.

WSJ에 따르면 메타는 지난해부터 조직 개편 대상 부서의 직원이 내부에서 한 달 이내에 새 역할을 찾지 못하면 해고를 통보해왔다. 내부에선 이런 관행을 '30일짜리 명단'이라고 부른다. 그런데 최근에는 사내 평판이 좋고 업무 성과가 좋은 직원들도 이 명단에 포함돼 메타에서 쫓겨나고 있다고 WSJ은 지적했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플랫폼 최고경영자(CEO) /로이터=뉴스1
메타의 이런 움직임은 회사 성장 둔화 및 경기침체 가능성에 대비한 긴축 경영과 관련 있을 것으로 보인다. WSJ에 따르면 메타는 현재 회사 지출 비용의 최소 10% 감축을 계획하고 있다. 이는 대부분 직원 수를 줄이는 데서 이뤄질 것이라고 WSJ은 강조했다. 지난 6월 기준 메타 정규직 직원 규모는 1년 전보다 32% 늘어난 8만3553명이다.

업계 경쟁 심화, 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 압박 심화, 광고비 둔화 등의 악재에 직면한 메타는 올해 2분기 사상 첫 분기 기준 매출 감소를 기록하며 긴축 경영 돌입을 예고했었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는 당시 "경기침체에 진입한 것 같다"며 회사 내 자원 재분배, 고용 축소 등의 긴축 경영에 나서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알파벳 산하의 세계 최대 검색엔진 구글도 메타와 비슷한 방식으로 직원의 수를 줄이고 있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는 지난 7월 직원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회사의 생산성을 20% 향상할 것이라며 올해 채용 규모가 둔화할 것이라고 밝혔으나, 직원 감축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소식통에 따르면 구글은 지난주 사내 벤처 육성 조직인 에어리어120(Area 120) 직원 100여 명 중 약 절반에게 부서 이동을 통보하며 90일 이내에 새 역할을 찾으라고 지시했다. 통상 구글은 조직개편 대상이 된 직원이 60일 이내에 다른 역할을 찾지 못하면 회사에서 내보내고 있다. 그러나 에어리어120 직원들은 부서 특성상 다른 부서 직원들보다 30일의 시간을 더 받는다고 소식통은 설명했다.

구글 측은 '조직 개편을 이용한 편법 해고' 지적에 대해 회사에 남기를 희망하는 직원의 약 95%가 주어긴 기한 내에 새 역할을 찾고 있다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6월 말 기준 알파벳 직원 수는 17만4014명으로 전년 같은 때 대비 20.8%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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