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과 인기도 안 통했다…수도권·지방대 더 커진 격차

머니투데이 유승목 기자 | 2022.09.22 05:30
학령인구 감소가 현실로 다가오면서 지방대학들도 위기를 체감하고 있다. 수험생 감소와 학생들의 수도권 쏠림 현상이 맞물리고 있는 가운데 비수도권 대학의 학과 통폐합이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고 올해 수시모집 경쟁률도 사실상 미달을 기록했다. 정부의 인재양성 정책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반도체학과에서도 수도권대학과 지방대학의 경쟁률 격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교육계에 따르면 지방권 소재 대학들의 수시모집 지원자 수가 줄어들고 있다. 종로학원이 전국 4년제 대학 228곳 중 208곳의 2023학년도 수시모집 경쟁률을 분석한 결과 서울권 대학 경쟁률은 평균 16.85대 1을 기록한 반면 지방권 대학은 5.72대 1에 불과해 큰 격차를 보였다. 최근 3년새 서울과 지방권 경쟁률 격차 중 최대치다.

서울권 대학은 모집인원이 995명 감소했는데도 전년보다 지원자가 2만3163명 증가했다. 반면 지방대는 모집인원을 3707명 늘렸는데도 3만1458명이 줄었다.

정부가 국정과제 일환으로 추진 중인 반도체 인재양성 분야에서도 희비가 엇갈렸다. 올해 수시 모집에서 반도체 관련학과 지원 경쟁률이 전반적으로 올랐지만, 수도권과 지방대의 격차는 크게 벌어졌다.

서울권 반도체 관련학과 선발 10개 대학의 평균 경쟁률은 17.6대 1을 기록했지만 카이스트를 제외한 지방권 반도체 관련학과 15곳의 경쟁률은 5.1대 1에 그쳤다. 성균관대의 반도체시스템공학과는 51.0대 1, SK하이닉스와 취업을 연계해 새롭게 신설한 서강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는 37.5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지만, 충북 중원대의 전기반도체시스템공학부의 경쟁률은 1.2대 1에 불과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서울권과 지방권 소재 대학 경쟁률 격차가 더욱 심화되는 양상"이라며 "사실상 지방권은 상위권 지방거점 국공립대나 연세대 미래, 고려대 세종 등에 집중되는 모습으로 의약계열 지역인재 40% 선발의무, 지방대 육성 정책에도 정책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일선 지방대학가에선 이같은 양상이 고착화되는 분위기다. 매년 입학생이 줄어들면서 정원을 채우지 못해 학과 통폐합 등 구조조정이 빈번하게 벌어지고 있다. 국회 교육위원회 도종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새 이뤄진 단순폐과·통합신설 등 일반대 학과 통폐합 사례 700건 중 77%(539건)가 비수도권 지방대에서 발생했다.

이에 따라 교육당국도 비수도권 대학 정원을 적정규모로 줄인다는 계획이다. 교육부는 최근 2025년까지 대학 입학정원을 1만6197명 감축한다는 방안을 내놨다. 1400억원의 예산을 들여 대학 적정규모화에 따라 재정지원을 하는게 골자인데, 이 중 비수도권 74개 대학에서만 전체의 88% 가량인 1만4244명을 감축키로 했다. 다만 인원감축 등 효율화도 중요하지만 수도권과 비수도권 대학의 균형발전을 꾀할 수 있는 기반 마련이 필요하단 지적도 나온다.

임은희 대학교육연구소 연구원은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고등교육 재정지원 개편 방안' 보고서에서 "'선택과 집중'에 따른 대학 재정지원 정책이 본격화하며 지방대 경쟁력이 더욱 약화됐다"며 "대학 균형발전을 위해 차별 지원으로 인한 격차를 해소할 수 있게 재정지원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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