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했는데 '확진 사망'…이 유전자 있으면 코로나 사망률 높다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 2022.09.21 14:42
(평택=뉴스1)
코로나19 감염자들의 사망률이 유전자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속속 나온다. 폐세포의 바이러스 차단 기능을 떨어뜨리는 유전자가 발견된데 이어 과도한 면역반응을 유발하는 유전자가 사망률을 높인다는 점도 규명됐다.

21일 보건의료계에 따르면 이상준 유니스트(UNIST) 생명과학과 교수는 최근 '선천 면역 센서로 알려진 ZBP1 유전자가 코로나19 환자의 사망률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미국 세인트 쥬드 아동 연구병원과 공동으로 진행됐으며 연구 결과는 '사이언스 이뮤놀로지'에 게재됐다.

이 유전자는 세포 속에 침투한 바이러스를 인지하고, 면역 단백질인 사이토카인(Cytokine)을 만들라는 신호를 준다. 그런데 코로나19 바이러스(SARS-CoV-2)가 침투한 경우에는 사이토카인을 너무 많이 만들도록 한다. 이 바람에 온몸에 과도한 면역반응으로 인한 염증이 생기고, 사망까지 이르게 되는 것이다.

이 연구에 따르면, ZBP1 유전자는 세포 속에 침투한 코로나19 바이러스를 특별히 잘 인지한다. 위험신호를 잘 감지한 것은 좋지만 필요 이상으로 사이토카인을 만들어내는 게 문제다. 사이토카인이 너무 많아지면서 동시다발적인 염증성 세포사멸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런 세포사멸은 전신 염증, 즉 사이토카인 폭풍을 일으켜 환자 사망률을 높인다.

이 교수는 "면역세포는 병원체와 싸우는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잘못하면 스스로 공격하는 '양날의 검'이라 면역세포 활성화의 균형이 중요하다"며 "이번 연구는 어떤 선천 면역 센서가 균형을 깨고 사이토카인 폭풍과 사망을 일으키는지 밝혔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영국 옥스퍼드대의 제임스 데이비스 교수 연구팀은 특정 유전자가 폐세포의 바이러스 방어 기능을 떨어뜨린다는 점을 밝혀냈다. 이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유전학'에 게재됐다.

연구팀이 코로나19 환자 수만명의 유전자 해독 정보에서 찾아낸 위험 유전자는 'LZTFL1'였다. 이 유전자는 코로나 바이러스가 폐의 상피세포에 침투하는 것을 차단한다. 이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발생하면 폐세포의 바이러스 차단 기능이 무뎌지면서 오랫동안 코로나 바이러스가 폐세포에 손상을 줄 수 있다는 것.

남아시아인들이 이 유전자를 가장 많이 가진 것으로도 밝혀졌다. 남아시아인들의 60%가 이 유전자를 보유한 것으로 확인됐다. 유럽계 백인들은 해당 유전자를 15%만 갖고 있었다. 아프리카-카리브해 출신자들은 약 2%만 코로나 위험 유전자가 확인됐다. 동아시아계도 1.8%에서만 이 유전자가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 연구 결과가 영국의 남아시아계에서 코로나 사망자가 많다는 점과 인도에서 코로나 피해가 심각한 근거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데이비스 교수는 "인간의 유전자를 바꿀 수 없지만 코로나 위험 유전자는 면역체계가 아니라 폐에 작용하므로 백신으로 면역력을 높이면 코로나 중증과 사망 위험을 차단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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