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cm·자우림이 왜 거기서 나와?…젊은 삼성맨 홀린 '소통 혁신'

머니투데이 오진영 기자 | 2022.09.22 06:05
/사진 = 이지혜 디자인기자

"와, 10cm가 회사 1층에서 깜짝 공연을 한다고?"

20일 정오 삼성전자 DS(반도체) 평택캠퍼스 DSR동 1층 로비. 유명 뮤지션인 10cm와 스텔라장이 마이크를 든 채 무대에 올랐다. 직원들은 함박웃음을 지으며 노래를 따라 부르거나 휴대전화를 꺼내 '인증샷'을 남겼다. 같은 시간 야외공원에서는 자우림밴드와 마크툽의 야외 공연이 펼쳐졌다. 무대가 시작되자 콘서트를 관람하려는 '삼성맨'들로 공원이 꽉 들어찼다.

삼성전자 반도체의 '소통 혁신'이 MZ세대 직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삼성 사장단 중에서도 소통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유명한 경계현 DS부문장(사장)의 취임 이후 경직된 조직문화 대신 적극적인 소통과 콘서트·게임방 등 참여형 행사를 대폭 늘리면서 직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인재 영입전이 심화되고 있는 반도체 업종의 내부 만족도를 크게 올려 업무 효율과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삼성전자 DS부문은 20일과 22일 이틀에 걸쳐 '점,쉼 게릴라 콘서트'를 연다. 20일에는 평택캠퍼스에 10cm와 스텔라장, 자우림, 마크툽 등 유명 뮤지션이 출격하며, 오는 22일에는 천안캠퍼스 잔디운동장에서 다비치와 바닐라어쿠스틱이 공연한다. 점심시간(오후 12시~13시)을 활용한 자투리 공연으로, 일회성이 아닌 연중 행사로 운영할 예정이다.

DS부문은 지난 6월부터 활발한 소통문화 정착과 유연하고 수평적인 조직문화를 위해 'ㅇㄹㅊㅊ'(으랏차차) DS 프로젝트를 출범했다. '점, 쉼 게릴라 콘서트'외에도 사내 노래 경연 대회인 '팬텀 싱어즈', 휴식공간에 마련된 레트로 오락기와 '인생네컷' 사진기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 'DS 플레이존' 등이 포함됐다. 모두 MZ세대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쌍방향 체험형 프로그램이다.


20일 삼성전자 DS(반도체)부문 평택캠퍼스에서 열린 게릴라 콘서트 모습. /사진 = 삼성전자 제공

사내 구성원들의 '소통 혁신'에 대한 반응도 뜨겁다. 경계현 사장이 참여하는 소통 프로그램인 '위톡'의 삼성반도체 유튜브 채널 누적 조회수는 21일 기준 320만회를 넘어섰다. 평택 캠퍼스에서 근무하는 한 저연차 직원은 "평소 유튜브나 TV에서만 보던 가수들을 실제로 보게 될 줄은 생각도 못했다"라며 "스트레스도 풀리고, 함께 공연을 보는 회사 동료들끼리 더 가까워진 것 같아 매우 만족스럽다"라고 말했다.

여기에는 소통을 강조해 온 경계현 사장의 참여형 조직문화 구성이 깔려 있다. 경 사장은 삼성전기 대표 시절부터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사장 직함 대신 영어 이니셜 'KH'로 불러줄 것을 제안하는 등 수평적 조직문화 지향으로 잘 알려져 있다. 부임 이후 현장 간담회 개최를 크게 늘렸으며, 직급과 사번 표시를 없애고 임직원 모두에게 존댓말 사용을 권장했다. 이번 'ㅇㄹㅊㅊ DS' 프로젝트도 소통문화 정착을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재계는 경 사장만의 유연한 소통방식이 젊은층 직원들의 호응은 물론 인재 확보와 경쟁력 확보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평가한다. 특히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6월 "좋은 사람을 모셔오고, 유연한 문화를 만들겠다"라고 강조한 것처럼 '소통 혁신'과 사내문화 재편이 인재 영입의 핵심 요소가 됐다. 딱딱한 군대식 문화 대신 삼성만의 '사람이 모이는' 조직 문화를 만들겠다는 각오다.

재계 관계자는 "인재 영입 경쟁에서 연봉 외에도 사내 복지와 유연한 조직 문화가 주 화두로 떠오른 만큼 사내 문화의 변화 시도는 인재 영입에 큰 도움을 줄 것"이라며 "경계현 사장의 '소통 DNA'가 젊은 인재들 사이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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