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 엄마 위해" 청원 5만명 동의한 신약 품목허가, 처방은 언제?

머니투데이 박다영 기자 | 2022.09.20 14:29
유방암·위암 치료제 '엔허투'가 국내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앞서 이 약은 국민동의청원에 등장해 5만여명이 신속한 허가를 요청했다. 품목허가의 산을 넘었지만 의료 현장에서 처방되려면 급여 적정성 평가, 약가 협상 등 절차를 밟아야 한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전날 한국다이이찌산쿄의 유방암·위암 치료제 '엔허투주100mg'의 품목허가를 승인했다. 엔허투는 항체-약물 복합체(ADC)다. ADC는 암세포만 겨냥해 사멸시키기 때문에 치료 효과는 높고 부작용은 최소화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항체인 트라스투주맙과 약물 데룩스테칸을 결합한 형태로, 트라스투주맙은 HER2 발현 종양을 표적화하고 데룩스테칸은 세포 증식을 막고 종양 세포를 사멸시킨다.

이번 승인에 따라 엔허투는 기존에 두 개 이상 치료제로 치료를 받았던 전이성 HER2 양성 유방암·위암 환자의 3차 이상 치료에 쓸 수 있다. HER2는 암세포 표면에 붙어있는 수용체로 세포를 분열시킨다. HER2 수용체가 일반적인 암세포보다 많이 발견되는 HER2 양성 암은 일반 암보다 진행이 빠르고 공격적이다.

엔허투는 지난 2019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품목허가를 시작으로 일본, 유럽 등에서도 차례로 승인을 받았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6월 식약처의 신속심사 대상으로 지정됐지만 허가가 늦어지자 신속 도입을 요청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지난달 국회 국민동의청원에 등장해 5만여명의 동의를 이끌어냈고 지난달 30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회부됐다.

'유방암 치료제 엔허투의 신속 승인 요청에 관한 청원'이라는 제목으로 게재된 안건에서 작성자는 "기존 항암제와 비교해 질병 진행 및 사망 위험을 72%까지 낮추는 항암제 엔허투는 작년 6월 국내에서 신속허가 대상으로 지정됐지만 아직 승인되지 않고 있다"며 "어머니가 힘든 항암치료를 버텨내셨지만, 기존 항암제가 암을 이기지 못했다. 내성으로 다른 선택지가 없는 환자들을 위해 정식 도입이 신속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속도를 내 달라"고 했다.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 따르면 유방암 환자와 가족들은 오유경 식약처장에 '엔허투가 필요하다'는 내용을 담은 호소문을 보내기도 했다.

이번 품목허가 승인으로 큰 산을 넘었지만 실제 의료 현장에서 처방이 되는 것은 올해를 넘길 수 있다. 품목허가 후 건강보험 등재 절차가 남았기 때문이다.

제약사가 등재 신청을 하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적정성을 평가한다. 이후 제약사와 건강보험공단이 건보 적용 가격을 협상한다. 마지막으로 보건복지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의결이 이뤄져야 한다. 현재 건보 등재 신청부터 약가협상 종료까지는 최대 210일~240일이 걸린다. 현장에서 처방하기까지 최장 8개월이 남은 셈이다.

건보공단 관계자는 "건보 등재와 약가협상 기간 단축은 오는 11월 추진될 예정"이라며 "유관기관 관계 규정에 따라 일정은 변경될 수 있다. 소급 적용 없이 결정 신청 약제부터 적용하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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