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英여왕 국장 참석 '조문외교' 총력…"왕실 차원 예우"

머니투데이 런던(영국)=박종진 기자, 박소연 기자 | 2022.09.19 18:57

[the300]

[런던=뉴시스] 홍효식 기자 =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19일(현지시간) 런던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치러지는 고 엘리자베스 2세 여왕 국장에 참석하기 위해 호텔을 나서고 있다. 2022.09.19.

영국 런던을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국장에 참석하고 조문록을 작성하는 등 조문 외교 일정을 진행한다.

일각에서 조문록 작성이 하루 늦춰진 점 등에 의혹을 제기하면서 외교 홀대론도 제기됐지만 대통령실은 "왕실 차원에서 따로 시간을 예우하고 조정해 주신 것"이라며 이를 일축했다.



대통령실 "찰스3세, 먼 곳서 온 것에 깊은 감사의 뜻"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비서관은 이날 오전 영국 런던 현지의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들과 만나 "오늘 오후 윤 대통령이 조문록을 작성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윤 대통령은 전날(18일) 현지시간 오후 3시 39분쯤 런던 스탠스테드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세계 각국에서 몰린 조문 인파 등으로 런던 현지의 교통통제가 강화돼 당초 예정됐던 한국전 참전 기념비 헌화와 여왕의 시신이 안치된 웨스트민스터 홀 조문 등은 첫날 이뤄지지 못했다.

김 수석은 "(윤 대통령이) 더 일찍 영국에 도착하면 좋았겠지만 그렇지 못했다"며 "전날 오후 2~3시 이후에 도착한 정상은 오늘 오후 조문록을 작성할 수 있다고 공지를 받았다"고 말했다.

김 수석은 "윤 대통령은 엘리자베스 2세 여왕에 대한 조문을 (서거) 직후에 하셨다"며 "지난 9월9일 여왕 서거 당시 주한영국대사관을 찾아서 직접 조문하신 순간부터 우리는 영국 측과 장례식 참석에 대한 의전이 본격적으로 이뤄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수석은 "어제 찰스 3세 국왕은 (리셉션에서 윤 대통령에게) 일정을 변경하고 어느 정상보다도 먼 곳에서 외교일정을 조정해가면서 부부가 온 것에 대해 깊은 감사의 뜻을 전한 바 있다"며 "윤 대통령은 세계 자유와 평화의 수호자로 평생을 헌신한 여왕을 기리고자 조문을 온 것"이라고 말했다.

김 수석은 "조문록 작성과 관련해선 당초 저희가 (순방 전 국가안보실 관계자의) 브리핑에서 날짜 조율은 안 됐으나 조문록 작성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고 재차 설명했다.

대통령실은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조문 일정이 번복되자 일부 언론이 '외교 홀대론'을 제기한 것에 대해 "위로와 애도가 주를 이뤄야 하는 슬픈 날, 확인되지 않은 말로 국내 정치에 활용해 유감"이라는 입장이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행사를 진행하는 우방국에도 이같은 논란은 예의가 아니다"며 "흔들려 해도 흔들리지 않는 것이 우방국과의 관계다. 마치 우리가 홀대를 받은 것처럼 폄하하려는 시도, 그것을 루머와 그럴듯한 거짓으로 덮는 시도에 대해 잘 판단해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런던=뉴시스] 홍효식 기자 =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18일(현지시간) 런던 스탠스테드 국제공항에 도착해 공군 1호기에서 내리고 있다. 2022.09.19.


尹대통령, 한국전쟁 英참전용사에게 국민포장도 수여


이날 현지시간 오전 11시 국장 미사를 진행한 이후에 여왕의 유해는 하이드파크의 웰링턴 아치를 지나 윈저성으로 운구되고 윈저성 세인트 조지 교회 납골당에 부군인 고 필립 공 곁에 안치된다.

윤 대통령은 빅터 스위프트 영국 한국전참전용사협회 회장에게 국민포장을 수여하는 행사도 진행한다. 대통령실은 "영국 참전국의 자유 수호와 그 희생과 헌신에 대해서 감사의 마음을 전할 예정"이라며 "빅터 스위프트 씨는 1934년생인데 당시 영국 육군 왕립전자기계공병군단 소속으로 한국전에 참전했다"라고 설명했다. 영국은 미국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장병(5만6000여명)을 한국전쟁에 파병했다.


앞서 전날 저녁에는 윤 대통령이 찰스 3세 국왕 주최 리셉션에 참석해 영국 왕실의 방한 요청에 화답하는 등 조문 외교에 나섰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 국장에 참석하고자 런던을 방문한 각국 지도자들을 위해 버킹엄궁에서 열린 리셉션이다.

리셉션은 전날 저녁 6시부터 7시까지 진행됐다. 윤 대통령은 리셉션에서 찰스 3세 국왕에게 직접 위로의 뜻을 전달했으며 국왕은 윤 대통령이 여왕의 서거를 위로하기 위해 영국을 직접 방문한 것에 대해 각별한 사의를 표명했다.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전날 밤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은 자유와 평화의 수호자로서 평생 헌신한 여왕님을 잊을 수 없을 것이라고 하고 대한민국 국민 또한 슬픔을 함께 하고 있다고 전했다"며 "찰스 3세의 즉위 축하 인사도 전해졌다"고 밝혔다.

김 수석은 "찰스 3세 국왕은 윤 대통령 부부에게 그 먼 곳에서 이곳까지 와주신 것에 깊은 감사를 표한다고 했다"며 "(윤 대통령이) 일정을 변경하고 조문하기로 한 것 또한 사전에 알고 있었던 듯 했다"고 말했다.

이어 "국왕이 함께 있는 왕실 가족을 한분 한분 소개했다"며 "카밀라 왕비와 윌리엄 왕세자, 게이트 미들턴 왕세자비도 윤 대통령 부부와 인사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왕세자비가 한국에 가본 적이 없기 때문에 초대해 준다면 언젠가 한번 방문해보고 싶다고 했고 찰스 3세 또한 1992년에 방문했기 때문에 다시 한번 갈 수 있는 기회가 허락되길 바란다는 뜻을 전했다"며 "윤 대통령은 언제든지 환영한다면서 화답했다"고 밝혔다.

(런던=뉴스1) 안은나 기자 = 18일 오후(현지시간) 영국 런던 트라팔가 광장 인근 상점에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사진이 걸려 있다. 2022.9.19/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윤 대통령 부부는 세계 각국의 주요 정상들과 인사도 나눴다. 김 수석은 "전세계 왕가의 회합처럼 많은 왕실, 우방국 정상들도 함께 했다"며 "일왕과 요르단, 브루나이, 벨기에 국왕 부부와 덴마크 여왕 등 많은 분들이 함께 했다. 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 또한 (윤 대통령 부부에게) 각별한 인사를 전했다"고 말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부부와도 조우해 반갑게 안부를 묻고 유엔에서 다시 만날 것을 기약했다고도 밝혔다.

영국은 추모 분위기가 뜨거운 가운데 슬픔에 잠겼다. 현지 TV방송 등은 내내 여왕의 장례 일정과 조문 상황 등을 내보내고 있다. 여왕이 서거한 밸모럴(영국 왕실의 여름 별장)에서 웨스트민스터 홀까지 이어진 운구행렬 장면을 줄곧 방송하고 눈물을 훔치는 시민들의 모습도 계속 포착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부인 질 바이든 여사와 함께 웨스터민스터 홀을 찾아 여왕의 관을 바라보면서 가슴에 성호를 긋고 추모하는 장면도 주목받았다.

현지에서는 조문 인파가 약 200만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한다. 현지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물론 여왕에 대한 정서는 잉글랜드와 웨일스, 스코틀랜드, 북아일랜드 등 지역별로 차이는 있지만 런던만큼은 어느 곳보다 여왕에 대한 사랑이 크다"고 밝혔다. 군주체제에 비판적인 인사들 중에서조차 적지 않은 사람들이 엘리자베스 2세 여왕에게 만큼은 남다른 애정이 있는 것도 추모 분위기에 영향을 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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