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5조' 실탄 쥔 이재용, 빅딜 불씨 당기나…ARM 인수전 '촉각'

머니투데이 오문영 기자 | 2022.09.18 14:50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10일(현지시간) 삼성엔지니어링 도스보카스 정유공장 건설 현장을 찾아 직원들과 대화를 하고 있다./사진제공=삼성전자
윤석열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2030 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 지원 활동을 벌이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이번엔 영국을 찾았다. 여왕의 장례식에 참석하고 팹리스(반도체 설계기업) ARM 인수 관련 비즈니스 미팅을 진행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18일 재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최근 영국에 도착했다. 지난 6일 출장길에 오른 뒤 멕시코·파나마 등 중남미와 캐나다를 거쳐 영국을 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해외를 돌며 부산엑스포 유치 활동을 벌이고 있다. 지난 8일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과 만났고, 13일에는 라우렌티노 코르티소 파나마 대통령과 면담하며 부산 엑스포 유치 지지를 당부했다. 박람회 개최지는 내년 11월 국제박람회기구(BIE) 회원국 170개 국가의 비밀투표로 결정되기 때문에, 각 나라의 표심을 얻는 것이 중요하다.

이 부회장은 당초 영국에서 리즈 트러스 총리와 만나 엑스포 유치 협력을 요청할 계획이었으나,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서거로 조문을 다녀오는 일정으로 계획을 수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는 19일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장례식에 참석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을 비롯한 영국 왕실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1995년 10월 윈야드 복합생산단지 준공식에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참석해 이건희 당시 회장과 인사를 나눈 인연이 있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당시 "삼성의 윈야드단지는 삼성과 이곳 지역 사회와의 협력을 상징하고 있다"면서 "양국 간 경제협력의 새장을 여는 윈야드파크 준공을 공식적으로 선언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또 2006년부터 영국 왕실에 TV와 냉장고, 세탁기 등을 납품해왔다. 2012년 스마트TV와 오디오가 영국 왕실로부터 최고 권위 인증인 '퀸 로열 워런트'를 받았고, 올해 5월 인증 범위를 생활가전 제품으로 확대했다. 가전업계에서 이 인증을 받은 사례는 삼성전자가 유일하다.
1995년 10월 13일 영국 윈야드 삼성 삼성전자 복합단지 준공식에 참석한 고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과 고 이건희 회장의 모습(행사에는 부군 에든버러 공작이 함께 참석)./사진제공=삼성전자
업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이번 영국 방문 기간 동안 현재 매물로 나와 있는 ARM 인수를 타진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그동안 M&A(인수합병) 대상으로 차량용 반도체 기업 NXP(네덜란드)·인피니온(독일)이 함께 거론됐는데, 이 부회장의 영국 방문 소식을 계기로 ARM 인수 가능성이 급부상하고 있다. 지난 2분기 기준 삼성전자의 현금성 자산은 125조원에 달해 자금은 충분하다.

ARM은 컴퓨터 CPU(중앙처리장치), 스마트폰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칩 설계의 핵심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모바일 칩 설계 분야에서 ARM의 점유율은 90%에 이른다. 삼성전자가 올해 초대형 M&A 계획을 공식화한 뒤로 ARM이 꾸준히 후보로 거론돼온 배경이다. ARM을 인수할 경우 2030년까지 시스템반도체 업계 1위를 차지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삼성전자의 경쟁력은 크게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예상 인수가가 50조~70조원 수준으로 관측되면서 다른 기업과 컨소시엄을 꾸릴 가능성도 제기된다. 앞서 팻 겔싱어 인텔 CEO(최고경영자),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 크리스티아누 아몬 퀄컴 CEO 등이 ARM 공동 인수 가능성을 내비친 바 있다. 한 업계 인사는 "공동 인수를 추진한다면 부담은 낮추는 것은 물론 반독점 규제 통과에도 유리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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