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 참석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15일(이하 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양자회담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의문과 우려를 표했다. 이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중국의 의문과 우려를 이해한다"고 언급했다.
이와 관련 AP통신·CNN·BBC 등 주요 외신들은 양국의 견해 차이가 일부 표출된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지난 2월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전쟁'이라는 단어 언급조차 꺼리며 러시아 편에 섰던 중국이 러시아에 의문을 품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전쟁이 7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 우크라이나의 강한 반격에 러시아군이 고전하는 상황을 접한 것이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는 풀이다.
인도는 그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비판 등 공식적인 입장 표명을 자제해 왔다. 미국·유럽연합(EU) 등 서방이 주도하는 러시아 경제제재 등에도 동참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수출길이 막힌 러시아산 원유를 저렴한 가격에 사들여 국제사회의 우려를 샀던 국가다.
같은 날 시릴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은 미국 워싱턴 백악관을 방문해 조 바이든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했다. 양국 정상은 회담 후 공동성명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충돌이 아프리카 식량 안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양국의 분쟁을 조속히 해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남아공 역시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노선을 분명히 하지 않은 대표적인 국가다. 바이든 대통령과의 공동성명에서 '분쟁', '충돌' 등 용어를 선택해 러시아에 대한 비판 수위를 낮췄지만 더 이상 전쟁이 장기화하는 것은 원치 않는다는 입장을 확실히 드러낸 것이다.
영국 BBC는 "국제사회 우려를 인지하고 있다"는 푸틴의 발언에 주목했다. 크렘린궁의 시인은 전혀 예상치 못한 반응으로, 중국·인도 등 주요 우호국의 잇단 지적에 러시아가 힘을 빼는 듯한 모습이라고 짚었다.
미국도 다소 고무된 반응을 내놨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16일 정례 브리핑에서 인도·중국 등의 태도 변화를 거론하며 "푸틴이 국제사회에서 점점 고립되고 있다"고 말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도 "시 주석의 전쟁 우려 발언은 부당한 전쟁에 대한 전 세계의 우려를 반영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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