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벽에 계단 뭐야?"…논란의 LH 임대아파트, 대피시설 아니었다

머니투데이 유엄식 기자 | 2022.09.17 06:00

10월 입주 아산탕정 2-A15 블록 아파트...누리꾼들 "위험하다" 지적, LH "안전설비 갖춰"

공사 중인 아산탕정 2-A15블록 아파트 전경. 복도식 건물 외벽에 2~3개 층을 잇는 계단이 설치돼 있다. /사진=독자 제공
"비상탈출구 아닌가" "아이들한테 매우 위험한 구조 같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충남 아산시에 짓고 있는 임대아파트 단지 외벽 설계가 논란을 낳고 있다.

복도식 형태로 지어진 아파트 건물 곳곳에 2~3개 층을 연결하는 외벽 계단이 설치돼 있는데 입주민이 실제 사용할지도 의문인 데다, 아이들이 장난을 치다가 추락 사고가 발생할 위험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LH가 충남 아산시 배방읍 세교리 일대에 짓고 있는 '아산탕정 2-A15블럭' 단지 외벽 사진이 최근 한 온라인커뮤니티에 게재됐다.

계단은 건물 외벽에 대각선 형태로 붙어 있다. 최근 지어진 계단식 구조 신축 단지는 거실 창가 방향으로 외부 발코니가 설치된 것과 달리 이 계단은 현관문 방향 외벽에 달려 2~3개층을 잇는 구조다.

아산탕정 2-A15블럭은 5만2422㎡ 부지에 지하 2층~지상 최고 29층, 아파트 22개 동 전용 26~46㎡ 1442가구 규모로 조성한다. 외벽 계단 구조물은 도로와 맞닿은 건물 외에도 단지 내부 각 동 곳곳에 설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건물 공사는 완료했고 입주는 다음달 말부터 진행한다.

공사 중인 아산탕정 2-A15블록 아파트 전경. 복도식 건물 외벽에 2~3개 층을 잇는 계단이 설치돼 있다. /사진=독자 제공

이 같은 구조는 외부 현상 공모를 거친 설계로 알려졌다. LH 관계자는 "외부 디자인 공모를 거친 '특화설계'를 반영한 것"이라며 "입주 후에도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안전설비도 제대로 갖췄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건축법과 소방법에 따른 대피 시설이라는 추측도 나왔지만,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LH 관계자는 "건물 내부에도 상하층을 이동할 수 있는 계단이 구비됐다"며 "외벽 계단은 공모에 당선된 설계 디자인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착공 전이지만 이와 비슷한 외벽 계단 설계를 채택한 단지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건설 업계에선 이 같은 디자인이 득보다 실이 크다는 의견이 많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일단 외관이 주목을 끌지만 복도식 구조에서나 가능한 설계 같고 시공 마감 과정에서 안전성을 더 보강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또 다른 건설사 관계자는 "아예 건물을 다 잇도록 만들었다면 효용성이 더 높았을 것 같다"고 했다.

누리꾼 사이에선 다양한 의견이 나온다. "계단 아래 지지대가 없어 위험해 보인다", "흡연가들이 좋아할 구조", "저 계단으로 입주민 간 소통이 잘 된다는 건 누구 생각이냐" 등 부정적 의견이 많지만 "영화 세트장 같은 디자인이다", "특색있고 좋다" 등 일부 긍정적인 반응도 있다.

일각에선 임대아파트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확산하는 또 다른 사례가 될 것이란 의견도 있다. 2013년 LH가 강남보금자리 주택지구에 지은 한 임대아파트에는 밖에서도 집안이 보이도록 현관문을 통유리로 만든 설계가 채택돼 논란이 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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