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경기? 180경기 남은 느낌" SSG 우승 위한 과제, '부담감' 떨쳐라

스타뉴스 부산=양정웅 기자 | 2022.09.15 03:38
SSG 선수단.
"저희가 18경기 정도 남았죠? 체감상으론 180경기 남은 느낌이에요."

14일 SSG 랜더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가 열린 부산 사직야구장. 게임 전 만난 한 SSG 선수는 이런 말을 남기며 현재 심경을 토로했다.

SSG는 개막전부터 단 하루도 1위 자리를 놓치지 않고 5달 넘게 달려오고 있다. 이대로 선두 자리를 끝까지 지킨다면 2010년 이후 첫 페넌트레이스 우승이자 KBO 리그 40년 역사상 최초로 '와이어 투 와이어'(시즌 첫날부터 마지막 날까지 1위를 지키는 것) 우승을 달성하게 된다.

그러나 몇 차례 고비는 있었다. 특히 6월 말부터 상승세를 타며 9연승을 달린 키움 히어로즈에 한때 1.5경기 차로 추격당한 적이 있었다. 이후 키움이 후반기 부침을 겪으면서 LG가 2위 자리에 올라왔지만, 8월 중순에는 SSG와 LG가 9.5경기 차까지 벌어졌었다. 당시 SSG는 승률 0.696까지 기록하며 꿈의 7할 승률에 도전했다.

이대로 여유롭게 우승을 확정하는 듯했지만 9월 들어 SSG는 다시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 7연승을 달리며 상승곡선을 그리는 LG가 맹렬히 추격하고 있기 때문이다. 14일 경기 전까지 SSG와 LG의 경기 차는 불과 3경기였다.

특히 13일 롯데전의 충격파가 컸다. SSG는 8회까지 8-4로 앞서고 있었지만 9회말 마무리 문승원이 5점을 내주며 8-9로 역전패를 당했다. 반면 LG는 두산을 상대로 승리를 거두며 게임 차를 좁혔다. 다 이긴 경기를 내준 상실감은 매우 컸다.

이러한 상황에 선수들은 압박감을 느끼고 있다. 김원형 SSG 감독은 "선수들이 1위 팀이라는 걸 너무 생각하면 계속 부담이 된다"며 "그런 걸 떨쳐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감독은 중요한 시점이니 선수 기용 등을 강하게 해도, 선수들은 페넌트레이스 한 경기라고 생각했으면 한다"는 말도 이어갔다.


또, 김 감독은 "지금 선수들은 다 잘하려고 한다. 그런데 그런 마음이 강하면 경기 결과에 따라 부담이 된다"고 말하면서 "그렇게 되면 다음날 경기할 때 부담이 될 수 있다"고 했다.

SSG 김원형 감독.
선수단 내 알게 모르게 있는 '2019년 악몽'도 빼놓을 수 없다. 2019시즌 SSG(당시 SK)는 시즌 막판까지 9경기 차로 1위를 질주했으나, 9월 부진에 빠지면서 결국 두산 베어스에 선두 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당시 주축 선수들이 여전히 팀에 남은 만큼, 이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2019년 이후 팀에 합류한 모 선수는 "나는 그때를 경험하지 않았기 때문에 모르겠지만, 당시를 겪었던 선수들은 압박감이 있지 않을까"라며 자신의 생각을 내비쳤다.

그래도 SSG는 지금까지 계속 따라잡힐 듯하면서도 2위에 꼬리를 잡히지 않으며 120경기 이상을 진행했다. 압박감 속에서도 잘 싸우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 저력이 14일 경기에서 나왔다.

SSG는 4회초 김민식의 2타점 2루타와 대타 오준혁의 1타점 적시타로 먼저 3점을 냈다. 4회말 곧바로 1점을 내주기는 했으나 선발 숀 모리만도가 8회 2사까지 호투하며 리드를 이어갔다. 그리고 전날 충격의 역전패를 허용했던 마무리 문승원도 9회말을 삼자범퇴로 막아내며 세이브를 추가했다. 이날 경기에서 대역전패의 후유증은 느껴지지 않았다.

이날 승리로 80승 고지에 선착한 SSG 입장에서는 겹경사도 있었다. LG가 같은 날 두산에 0-5로 패배, 다시 승차가 4경기로 늘어난 것이다. 선수단 입장에서는 압박이나 부담을 줄일 수 있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베스트 클릭

  1. 1 태국 보트 침몰 순간 "내리세요" 외친 한국인 알고보니…
  2. 2 경매나온 홍록기 아파트, 낙찰돼도 '0원' 남아…매매가 19억
  3. 3 "아이고 아버지! 이쑤시개 쓰면 안돼요"…치과의사의 경고
  4. 4 민희진 "뉴진스, 7년 후 아티스트 되거나 시집 가거나…"
  5. 5 "김호중, 징역 3년 이상 나올 듯…바로 합의했으면 벌금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