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인플레이션 충격…"킹달러 환율 1400원 금방 찍는다"

머니투데이 홍순빈 기자 | 2022.09.14 16:07

미국의 물가 충격에 원/달러 환율이 13년 만에 1390원 위로 뛰었다. 미국의 강한 금리인상 기조,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가 계속된다면 원/달러 환율이 계속 상승할 것이란 암울한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14일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보다 17.3원 오른 1390.9원에 거래를 마쳤다. 환율은 장중 한때 1394.8월까지 상승했다. 환율이 1390원을 넘긴 건 장중 기준으로 2009년 3월30일(고가 1397원) 이후 13년 6개월 만이다.

인플레이션이 아직 꺾이지 않았다는 위기감이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 지난 13일(현지시간) 발표된 미국의 8월 CPI(소비자물가지수)가 전년 동월 보다 8.3% 상승한 것으로 발표됐다. 시장 예상치인 8%를 웃돈 결과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개월 연속으로 둔화세를 보였으나 시장은 예상보다 높은 물가 수준에 크게 반응했다. 위험자산에 대한 회피심리가 고조되면서 미국 주요 지수는 폭락했다.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전 거래일 보다 4.32% 하락한 3932.69를 기록했다.

반면 안전자산으로 일컫는 달러화는 강세였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DXY)는 전날 기준으로 직전 거래일 보다 1.37% 상승한 109.82를 기록하며 110선 돌파를 앞두고 있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8월 CPI가 예상치를 상회한 이후 인플레이션 경계심이 높아지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공격적 긴축 우려가 다시 확산됐다"며 "9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의 100bp(1bp=0.01%) 금리 인상 가능성도 제기되면서 국채금리 상승과 더불어 달러화도 강세를 보였다"고 분석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증권가 "환율 1400원 가는 건 시간문제" 진단


환율이 높으면 보통 한국 증시엔 악재로 읽힌다. 주요 투자자인 외국인들은 한국 주식에 대한 원화 가치가 떨어지면 환차손을 피하기 위해 대량으로 주식을 파는 경향이 있다. 이는 증시 하방 압력으로 작용한다. 이달 들어 외국인 투자자는 코스피시장에서 1조2560억원 어치의 주식을 팔아치웠다.


증권가에선 환율이 계속해서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 물가가 잡히지 않는 한 연준이 금리를 계속해서 올릴 것으로 예상되서다. 아울러 유로존, 일본과 같은 자원 수입국의 통화 약세도 달러화 강세를 부추길 가능성이 높다.

원화 약세를 강세로 전환시킬 요인도 없는 상황이다. 원화 강세를 위해선 한국 경상수지가 흑자를 기록해야 하지만 올 들어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관세청에 지난달 무역수지 적자가 사상 최대인 94억7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번달 1~10일 무역수지도 24억4300만달러 적자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한국의 대외의존도가 높은 에너지와 식품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른데다 주력 수출품인 반도체 경기도 둔화돼 무역적자폭이 커졌다"며 "경기둔화 우려에 외국인 투자자금이 빠지는 현상과 함께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투자 유출도 부담으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각 증권사에선 연내 목표 원/달러 환율 상단을 1400원 이상으로 제시했다. △DB금융투자 1430원 △NH투자증권 1450원 △흥국증권 1450원 등이다.

김준영 흥국증권 연구원은 "환율의 추세적 강세 전환 시점은 내년 상반기"라며 "겨울을 앞두고 러시아의 에너지 자원 무기화가 가속화되는 것들을 고려하면 현재 긍정적으로 변할 건 별로 없어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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