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펙트스톰, 결국 기업이 답이다[우보세]

머니투데이 민동훈 기자 | 2022.09.14 05:15

우리가 보는 세상

편집자주 |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가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입니다.

(서울=뉴스1) 오대일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25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 앞 잔디마당에서 열린 2022 대한민국 중소기업인대회에서 핸드프린팅을 마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악수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2022.5.25/뉴스1
"극심한 경기침체와 함께 금융위기가 몰려오고 있다."

연일 물가와 환율, 금리가 치솟는다. 세계 유수의 기관들과 석학들이 연일 경제위기 가능성을 경고한다.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1970년대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 상승)과 2000년대 금융위기가 동시에 찾아온 듯한 위기가 펼쳐질 것이라고 했다. 혹자는 이를 두고 '퍼펙트스톰(초대형 복합위기)'라고도 한다. 이미 우리경제에도 경고등이 켜진지 오래다.

원자재 가격 상승과 수출 부진으로 무역적자가 5개월간 이어지고 있고 한국은행이 집계하는 상품수지마저 지난 7월 10년 3개월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금융소득, 서비스 거래까지 포함한 경상수지는 아직 흑자다. 곧 적자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 이미 예고된 올해 재정적자까지 생각하면 '쌍둥이적자(경상수지, 재정수지 동반 적자)' 우려가 크다. '쌍둥이 적자'의 구조화는 원화가치 하락(원/달러 환율상승), 외국인 자금 유출, 국가 신용등급 하락 등 부작용을 수반한다.

재정건전성을 주창하는 보수정부가 들어섰다. 그럼에도 어느덧 만성이된 재정적자를 단숨에 극복하기 쉽지 않다. 모든 예산은 쓰여질 곳이 명백하다. 덜어내려면 엄청난 반발을 넘어서야 한다. 특히 경기가 침체될 수록 정치는 포플리즘에 흔들리기 쉽다. 재정수지 적자는 어느덧 우리경제의 상수가 됐다.

그렇다면 경상수지라도 흑자를 내야 하는데, 이게 또 쉽지 않다. 우리경제에서 경상수지의 절대 지분은 상품수지가 차지한다. 상품수지는 결국 수출입이다. 수입은 우리 뜻대로 통제하기 어렵다. 그나마 수출은 우리가 열심히 하고 잘하면 늘릴 수 있는 분야다. 지금껏 수많은 경제위기를 겪으면서도 우리 경제가 안정적인 성장을 거듭해 올 수 있었던 비결이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우리 경제가 세계 최고수준의 회복력을 보인 이유도 연일 기록을 갈아치웠던 수출 덕분이다.


문제는 수출에도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중국 경기 침체로 대중 수출은 4개월째 적자를 이어가고 있고 주력 수출품목인 반도체 산업마저 경기하강 국면에 접어들었다. 우리에게 퍼펙트 스톰을 헤쳐나갈 힘이 있는가. 해답은 기업이 갖고 있다. 한국전쟁으로 폐허가 된 우리나라가 세계 10위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한 건 누가 뭐래도 기업의 역할이 결정적이다. 1970년대 오일쇼크, 1997년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 위기 때마다 그랬다.

이번에도 기업이 힘을 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단순히 '기업가 정신' 만으로 위기를 극복하라고 독려하던 시절은 지났다. 제대로 된 규제완화와 지원책이 있어야 한다. 자유주의 시장경제의 천국인 미국 조차도 대대적인 감세와 보조금 보따리를 풀며 기업투자를 북돋고 있다. 윤석열정부도 그래야 한다. 보다 과감하고 파격적으로, 기업인들이 사업으로써 국가에 보답할 수 있는(사업보국) 길을 열어줘야 한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서둘러 한국판 반도체 지원법인 'K칩스법' 제정에 속도를 내야 한다. 기획재정부가 칼질한 반도체 인프라 구축예산도 국회에서 되살려내야 한다. 그런 뒤에 이재용, 최태원에 요구하자, 투자를 하라고, 경제를 살리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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