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트럭 언덕서 굴려"…'머스크 대항마' 주목받던 니콜라 창업자, 사기혐의 재판

머니투데이 윤세미 기자 | 2022.09.12 10:19

트레버 밀턴 사기 혐의 재판…포드 시총도 제쳤던 니콜라, 주가 추락

니콜라 창업자 트레버 밀턴/로이터=뉴스1
한때 테슬라의 대항마로 주목받았던 미국 수소전기차업체 니콜라의 창업자 트레버 밀턴(40)이 사기 혐의로 법정에 선다. 유죄 평결 시 최고 징역 25년형을 받을 수 있다.

1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밀턴에 대한 재판이 12일 배심원단 선정을 시작으로 본격화한다고 보도했다. 미국 검찰은 밀턴이 니콜라 사업 전망을 허위로 과장해 선전하고 증시 입문자를 포함해 비전문 투자자들을 속임으로써 자신의 부를 쌓고 기업가로서 위상을 높이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보고 있다.

오드리 스트라우스 연방검사는 지난해 기소 당시 "밀턴이 니콜라 주식에 대한 투자자 수요를 유도하기 위해 사업 거의 모든 측면에서 거짓말을 했다"고 주장했다.

2015년 밀턴이 세운 니콜라는 2020년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와 합병하는 방식의 우회 상장을 통해 나스닥에 상장했다. 이후 '제2의 테슬라'로 주목받으며 시가총액이 한때 300억달러(약 41조4900억원)까지 뛰어 미국 포드를 뛰어넘었다. 니콜라 주가 급등으로 억만장자가 된 밀턴은 유타주에서 가장 비싼 3억2500만달러 집과 개인용 제트기를 구입하기도 했다.

그러나 2020년 9월 공매도 전문리서치업체 힌덴버그가 니콜라 사기 의혹을 제기하는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힌덴버그는 보고서에서 "니콜라는 수소연료전지차나 전기차 생산을 위한 기술이나 설비를 전혀 갖추고 있지 않다"며 "니콜라가 공개한 전기트럭 '니콜라원'의 주행 영상은 언덕길에서 굴려 촬영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밀턴은 힌덴버그 주장에 동의할 수 없다며 맞섰지만 니콜라의 개발 상황이나 기술력 등에 관한 밀턴의 언급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나면서 논란은 일파만파로 번졌다. 결국 밀턴은 CEO에서 물러났고 니콜라 주가 역시 추락해 현재는 시총이 약 24억달러 수준으로 쪼그라든 상태다.

니콜라 주가 추이/사진=인베스팅닷컴
미국 검찰은 조사 결과 밀턴이 시제품이 작동하지 않는 것을 알았지만 완전한 시제품을 만들었다고 주장해 니콜라 주가를 띄운 혐의가 있다고 봤다. 또 당시 니콜라는 수소를 전혀 생산하지 않는 상태였음에도 밀턴이 니콜라의 수소 생산원가를 시가의 4분의 1로 축소해 거짓 홍보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밀턴은 트위터를 통해 트럭의 수소연료전지에서 생성된 물을 마실 수 있을 것이라고 적었지만 며칠 뒤 그것이 실제로 가능한지를 인터넷으로 검색해봤다고 검찰은 밝혔다.

WSJ은 밀턴이 최대 징역 25년형을 받을 수 있지만, 연방 선고 지침에 따르면 유죄 평결을 받더라도 그보다 훨씬 적은 형을 살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밀턴은 검찰이 제기한 사기 혐의에 대해 무죄라는 입장이다. 지난주 재판 전 심리에서 밀턴의 변호인 측은 밀턴의 행동은 선의였고 속일 의도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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