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연구개발(R&D)과 투자 강화를 통해 반도체 기술 초격차를 유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SK하이닉스는 6일 충북 청주에 신규 공장 M15X 건립을 발표했다. 다음 달 착공을 시작해 2025년 초 완공하는 것이 목표다.
삼성전자는 2020년부터 기초공사에 들어갔던 평택캠퍼스 3라인(P3)을 7월부터 본격 가동하고 7일 미디어 투어를 진행했다. 지난달엔 기흥캠퍼스에 R&D 단지 기공식을 열기도 했다. 2025년 중순 가동 예정인 반도체 R&D 전용 라인을 포함해 2028년까지 총 20조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반도체 회사들의 이같은 투자 '베팅'은 반도체 업황 사이클 주기가 짧아진 탓이라는 분석이다. 과거 메모리반도체 위주의 업황은 약 5년 주기로 호황과 불황을 오고간다는 얘기가 많았지만 최근 들어서는 그 주기가 짧아졌다는 게 업계 전언이다. 메모리 반도체 사용처가 더 많아지면서 수요는 폭발적으로 늘었지만 초미세공정으로 반도체 공급은 과거보다 까다로운 일이 되면서다.
상황 예측이 더 어려워지면서 반도체 기업으로서도 변하는 수요에 맞춰 투자를 늘리거나 줄이는 것 보다는 기업 자체 타임라인대로 투자를 진행하는 것이 맞다는 판단이다. 미리 투자해야 반도체 호황이 왔을 때 제 때 반도체 공급을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은 "위기 속에서도 미래를 내다본 과감한 투자가 있었기에 SK하이닉스가 성장할 수 있었다"며 "M15X는 다가올 10년을 위한 대비"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도 공격적 투자를 강조하고 나섰다.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사장)은 미디어투어에서 경쟁사와의 메모리 기술 격차가 줄어든 이유에 대해서 "연구개발 투자를 예전보다 적게 한 탓이 크다"며 "연구개발 투자 강화를 통해 다시 격차를 벌려 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반도체 시황이 하반기와 내년 모두 좋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면서 "위기가 곧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으니 업황과 관계없이 우리는 우리 페이스대로 투자하고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메모리반도체 회사들의 생산시설 투자는 당분간 계속될 예정이다. SK하이닉스는 청주의 또 다른 부지에 M17 신규 공장 건설을 고민 중이다. 삼성전자도 하반기 가동을 시작한 P3외에 평택캠퍼스에서 3곳을 더 추가해 총 P6까지 생산라인을 가동한단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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