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최근 윤석열 대통령으로부터 엑스포 특사로 임명받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현지기각 8일 오전(현지 시각) 멕시코시티에 위치한 멕시코 대통령궁에서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Andres Manuel Lopez Obrador) 대통령을 만났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은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를 위해 이달 6일 멕스코 출장길에 올랐다.
이날 면담에서 이 부회장은 오브라도르 대통령에게 2030 세계박람회가 부산에서 열릴 수 있도록 지지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 자리에는 최성안 삼성엔지니어링 사장과 조홍상 삼성전자 중남미총괄 부사장, 박태준 삼성엔지니어링 멕시코 지점장도 배석했다. 이들은 엑스포 유치 지지요청 외에도 멕스코에서의 건설, 에너지, 통신 프로젝트 등에 대해 논의를 진행헀다.
앞서 이달 1일 대통령실은 이 부회장을 엑스포 특사로 임명했다고 밝힌 바 있다. 엑스포 특사는 경영 능력과 함께 국내 대표 기업인에게 요구되는 '국가적 기여'에 참여하는 역할이다. 핵심 외교자원으로 꼽히는 이 부회장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2030 부산월드엑스포를 반드시 유치하겠다는 각오다.
현재 2030년 월드엑스포 유치전은 중동 오일머니를 앞세운 사우디아라비아의 리야드가 다소 앞서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고 유럽의 지지를 받고 있는 이탈리아 로마 역시 만만치 않은 경쟁력을 보이고 있다는 평가다. 녹록지 않은 경쟁상황에서 대역전 드라마를 쓰기 위해선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노력과 함께 우리나라를 전후 폐허에서 세계 10위 경제대국으로 키워낸 일등공신인 우리 기업들과 총수들의 힘이 무엇보다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과 같은 기업 총수들은 우리나라가 갖고 있는 최고의 민간 외교자원"이라며 "특히 최근 사면복권을 받은 이 부회장의 경우 대를 이어 국익에 기여할 커다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했다.
근례로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의 경우 IOC(국제올림픽기구) 위원이던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등의 역할이 컸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경우 2010년 여수해양엑스포 유치를 이끌어냈다. 더 거슬러 올라가면 1988년 서울올림픽과 2002년 월드컵을 유치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한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사례도 있다.
특히 이 부회장의 부친인 고 이건희 회장의 경우 2010년 밴쿠버동계올림픽부터 2011년 남아공 더반 IOC 총회까지, 이 회장은 1년 6개월 동안 170일간 해외 출장을 다니며 투표권을 가진 회원국 IOC 위원들을 설득하는데 총력을 기울였다. 이 부회장 입장에선 부산엑스포 유치는 부친의 대를 이어 국가에 기여함과 동시에 글로벌 네트워크 재건을 통해 기업 경영의 보폭을 넓힐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엑스포를 주관하는 BIE는 기업의 참여를 적극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머니투데이와 만난 드미트리 케르켄테즈 BIE 사무총장은 "엑스포 유치를 위해선 정부 차원의 지원과 외교전도 중요하지만, 결국은 기업들이 얼마나 적극적으로 참여하는지와 국민들이 엑스포 개최에 얼마나 관심과 열망을 보이는지에 성패가 달렸다"고 말했다. 그는 "엑스포를 통해 지금 시점에서 얻을 수 있는 경제적 이익이 무엇인지가 회원국들의 관심사"라고도 했다. 즉 유치를 원하는 국가의 기업들이 회원국에 더 많은 경제적 이익을 가져다 줄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해 달라는 무언의 메시지다. 엑스포 개최로 얻을 수 있는 경제적 효과의 상당 부분은 기업들의 이러한 유치활동의 부수효과로도 볼 수 있다는 얘기다.
우태희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기업들의 자발적인 의기투합으로 민간 영역의 엑스포 유치 지원 활동이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며 "이번 추석 집중홍보를 계기로 대기업뿐 아니라 중견·중소기업까지 국내 모든 기업의 역량을 최대한 끌어 모아 전국에 엑스포 바람이 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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