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협박도 안 통했다…유가, 우크라 침공 우려 이전으로 급락

머니투데이 권성희 기자 | 2022.09.08 09:34

국제 유가가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수요 부진 전망에 배럴당 80달러대로 내려갔다. 이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우려가 제기되기 이전 수준이다.

OPEC+(확대 석유수출국기구)의 원유 감산 소식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협박도 통하지 않았다.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10월 인도분 선물가격은 7일(현지시간) 미국 상업거래소(NYMEX)에서 배럴당 4.94달러, 5.7% 급락한 81.94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다우존스 마켓 데이터에 따르면 이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수주일 전, 지정학적 위기가 에너지 시장에 충격을 가하기 전인 지난 1월11일 이후 최저치다.

WTI 선물가격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 지난 3월초 배럴당 120달러를 돌파했으나 그 때 고점 대비 34% 급락한 상태다.

영국 브렌트유 11월 인도분 선물가격은 ICE 유럽 선물거래소에서 배럴당 4.83달러, 5.2% 급락한 88달러로 마감했다. 이는 지난 1월24일 이후 최저치다.

국제 유가는 이날 초반에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산 원유 가격 상한제가 논의되는데 대해 원유 등 에너지 공급을 중단하겠다고 밝히면서 반짝 상승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제 7차 동방경제포럼'에 참석해 미국 등 G7(선진 7개국)이 러시아산 원유에 가격 상한제 도입을 논의하는데 대해 이에 동참하는 국가에는 "가스도, 원유도, 석탄도, 휘발유도 아무것도 없다"고 강력 반발했다.


하지만 월스트리트 저널(WSJ)이 오는 20~21일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금리가 0.75%포인트 인상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하자 급락세로 돌아섰다. 미국의 공격적인 긴축이 이어질수록 경제 성장세도 둔화돼 원유 수요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이에 앞서 지난 5일 OPEC+는 다음달부터 하루 원유 생산량을 10만배럴 줄이기로 합의했으나 이같은 감산 소식도 유가를 지지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중국이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도시 전체를 봉쇄하는 강경책을 계속 유지하면서 중국 경제성장률 둔화에 따른 원유 수요 급감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CFRA 리서치의 수석 주식 애널리스트이자 에너지팀장인 스튜어트 글릭먼은 WSJ에 "원유시장에서 지금 목격할 수 있는 것은 중국에 대한 우려"라며 "연간 기준으로 누적되는 원유 수요 상당 부분이 신흥국에서 발생하며 중국 경제에 급제동이 걸리면 예상 원유 수요의 상당량이 줄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DTN의 수석 시장 애널리스트인 트로이 빈센트는 마켓워치에 "20년만에 최고치로 오른 달러 가치와 중국의 제로(0) 코로나 정책, 올 겨울에 거의 확실시되는 유럽의 경제 침체, 점점 더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글로벌 경기 침체 등이 원유 수요 전망에 타격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유럽이 올 겨울에 러시아산 천연가스 공급이 줄어 과거 수십년에 비해 더 많은 난방유를 소비해야 한다 해도 이 같은 거시경제적 조합이 원유 전체 수요를 크게 떨어뜨릴 것이라고 밝혔다.

베스트 클릭

  1. 1 "말도 안 되는 휴진하게 된 이유는…" 소아흉부외과 교수 '통곡의 편지'
  2. 2 "못생겼어" 싼타페 변신 실패?…대신 '아빠차' 등극한 모델은
  3. 3 신동엽, '대마초 사건' 자폭 개그에…"부끄러운 줄 모르냐" 일침
  4. 4 3시간만에 수정된 '최태원 이혼 판결문'…"파기 사유도 가능"
  5. 5 군중 앞 끔찍한 전처 살해…"안 잡힐 자신 있다" 증발 16년째[뉴스속오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