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수차 갇히자 영웅처럼 나타났다…경주서 8대 구조한 '아쿠아맨'

머니투데이 이영민 기자 | 2022.09.07 06:42
시민 구강민(28)씨가 26일 오전 태풍 '힌남노'의 영향으로 물폭탄이 쏟아진 경부고속도로 경주나들목 요금소를 지나 경주 방향 도로에서 침수된 차량을 구조한 뒤 차량에 오르고 있다. 오프로드가 취미인 그는 이날 침수된 차량 8대를 구조했다. /사진=뉴스1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지나며 물 폭탄이 쏟아진 경북 경주에서 침수된 차량 8대를 구조해낸 시민이 있다.

6일 뉴스1에 따르면 25t 트레일러를 운전하는 구강민씨(28)는 전날 태풍 힌남노로 인해 일을 쉬었다.

경주시 동방동에 거주하는 구씨는 이날 오전 6시쯤 폭우로 어려움을 겪는 주민이 없는지 동네 주변을 돌아봤다.

구씨의 취미는 흙이나 모래, 자갈이 깔린 산과 계곡 등 비포장도로를 달리는 '오프로드 드라이빙'이다. 그는 큰 바퀴와 각종 장비로 튜닝한 구형 갤로퍼를 타고 경주 시내를 순찰하다가 오전 7시쯤 형산강 옆 나정교삼거리 복개도로에서 첫 침수 차량을 발견했다.

물 위에 둥둥 떠다니는 아반떼 승용차에서 차 주인은 내리지 못하고 발만 동동 구르고 있었다. 구씨는 밧줄이나 쇠사슬로 무거운 물건을 끌거나 들어 올리는 윈치(winch)를 이용해 해당 차량을 끌어 안전한 곳으로 대피시켰다.


이어 경부고속도로 경주나들목 인근 도로가 침수됐다는 소식을 들은 구씨는 곧바로 달려가 소형차, 중형차, 수입차, RV 등 이날 하루 동안 8대를 구조했다.
시민 구강민(28)씨가 26일 오전 태풍 '힌남노'의 영향으로 물폭탄이 쏟아진 경부고속도로 경주나들목 요금소를 지나 경주 방향 도로에서 침수된 차량을 구조하고 있다. 오프로드가 취미인 그는 이날 침수된 차량 8대를 구조했다. /사진=뉴스1
구씨는 뉴스1에 "나도 운전을 직업으로 하는 사람이고 운전자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이해한다"며 "어려운 상황에 처한 차량이나 운전자를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오프로드 동호회에서 서로 돕는 일이 습관처럼 몸에 밴 것 같다"며 "이런 재해가 두 번 다시 일어나지 말아야 하지만, 또 일어난다면 달려갈 것"이라고 했다.

이날 오전 경주 지역에는 시간당 최대 110㎜의 폭우가 내렸다. 경주시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53분경 87세 여성이 주택에 토사가 유입돼 매몰되면서 사망했다. 도로 침수 및 붕괴, 주택·농경지 침수 등 시가 현재까지 파악한 피해액만 130억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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