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출구가 보이지 않는다

머니투데이 김익태 정치부장 | 2022.09.07 04:10
"정치 탄압" "어처구니 없는 일" 이재명 대표에 대한 검찰 소환. 더불어민주당의 강력한 반발은 이미 예견됐다. 이재명 의원이 제1 야당의 대표가 되는 순간 벌어질 일이었다. '대표의 개인 리스크가 당으로 전가돼선 안 된다' 민주당은 적잖은 당내 우려 속에서도 이 길을 택했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허위사실 공표 혐의)에 따른 소환이다. 예상치 못한 변수도 나타났다. 법의 판단을 받아봐야 하지만, 벌금 100만 원 이상의 당선 무효 형을 확정받으면 민주당은 중앙선관위로부터 보전받은 선거 비용 434억 원 가량을 되돌려줘야 한다. 민주당은 "유죄가 나올 확률은 극히 희박하다"고 주장하지만, 만일 현실화될 경우 당의 재정에 심각한 타격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이다.

대선 관련 선거사범 사건의 공소시효(9월 9일) 만료를 앞두고 이뤄지고 있는 수사. 검찰은 이 대표에게 이미 서면 질문서를 보내 답변을 요청했지만, 이 대표는 제대로 응하지 않았다. 수사 시점과 방법의 문제였을까. 소환 조사 없이 재판에 넘겼다면 조사도 않고 기소했다고, 소환 조사하면 이 정도 같고 야당 대표를 불러세워 망신주기를 한다고 주장하지 않았을까. 수사를 아예 하지 않으면 모를까, 민주당의 반발은 피할 수 없었을 거다. 이 대표의 휴대폰에서 '전쟁'이란 메시지가 포착된 순간, 불출석은 사실상 답이 정해져 있었다고 봐야 한다.

문제는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검찰 소환 요구에 대한 불출석, 서면조사 답변서 제출 결정은 포토라인에 서면 추석 밥상머리에 오를 수 있다는 정치적 부담의 결과다. 하지만 이 대표는 선거법 위반 외에도 10여 건이 검찰과 경찰의 수사 선상에 올라있다. 속속 결과도 나올 전망이다.

민주당의 고심은 이 대표가 앞으로 수사 당국의 출석 요구를 받을 상황이 계속 펼쳐질 거라는데 있다. '정치 탄압' 프레임을 걸고 출석을 하지 않는 것도 한계가 있다. 그렇다고 매번 출석 여부에 대한 당의 중지를 모으겠다고 의원총회를 열 수도 없는 일이다. 반면 인천 계양을 보궐선거·당 대표 출마와 당헌 개정 등을 거치며 쌓인 '방탄용' 이미지가 더욱 커질 수 있다. 자칫 이를 진영의 문제로 판을 키울 경우 '조국 시즌 2'가 될 우려가 있다는 당내 목소리는 강성 지도부의 기세에 묻히고 있다.


말 그대로 '전쟁'이다. 민주당이 '이재명 체제'를 선택한 이상 피할 수 없는 싸움이 시작됐다. 받은 대로 고스란히 돌려준다. 맞불 작전이다. 윤석열 대통령을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검찰 고발했다. 윤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 TV토론에서 김건희 여사의 주가 조작 연루 의혹을 부인하는 발언을 한 것이, 최근 관련 재판에서 새롭게 드러난 정황과 배치된다는 것이다. 제1 야당의 현직 대통령 고발은 유례를 찾기 어렵다. 현직 대통령은 헌법상 내란·외환 죄를 제외하면 재직 중 형사 소추가 불가능하다. 당장 수사보다 선거법 위반 공소시효 만료 전 고발해두면 임기 종료 후 수사를 받게 할 수 있다는 압박 전략이다. 사실상 '정치적 고발'이다. 나아가 주가조작 연루 및 허위경력 의혹을 받고 있는 김 여사 특검법 추진을 당론으로 채택했다.

출구는 보이지 않고 강대 강으로만 치닫는다. 한쪽은 전쟁이라고, 한쪽은 범죄수사라 목소리를 높인다. 지루한 공방이 불가피하다. 민생은 뒷전, 정국은 혼란 속으로 빠져들 수밖에 없다. 자신의 정치적 명운이 걸린 싸움이다. 이 대표의 자기 방어는 당연하지만, 당을 방어막 삼는 것은 피해야 한다. 당이 연루된 혐의가 있는 것도 아니지 않나. 이 대표는 결백을 주장한다. 직전 대선 후보였고, 차기 유력한 대권 주자다. 명예회복, 진실을 밝히기 위해서라도 수사를 통해 털어낼 것은 털어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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