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우윳값 오른다, 3000원 넘기나… '밀크플레이션' 현실화

머니투데이 박미주 기자 | 2022.09.05 16:33

원유기본가격, 이르면 내달 인상 전망… 우윳값 인상폭 전년比 클 듯

지난 1일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를 찾은 시민들이 우유를 고르고 있다./사진= 뉴시스
우유 가격이 이르면 다음달 인상될 것으로 보인다. 낙농제도 개편을 두고 갈등을 빚어왔던 농림축산식품부와 낙농가, 유가공업계가 내년부터 원유 용도별 차등가격제를 도입하기로 합의하면서 중단됐던 원유 기본 가격 인상 논의가 재개됐기 때문이다. 원유 기본 가격이 먼저 오르고 이에 맞춰 유업체들이 우유 가격을 잇따라 상향하는 수순이다. 이후 우유나 버터, 치즈를 재료로 하는 빵, 커피, 아이스크림 등의 가격도 잇따라 오르는 '밀크플레이션'(우유+인플레이션)이 현실화될 전망이다.

5일 농식품부에 따르면 정부는 낙농진흥회 이사회 의결 후 낙농진흥회 내 협의체를 구성해 낙농제 개편 세부 실행방안을 마련하고 원유 가격 협상도 소위원회를 통해 진행하기로 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이달 중 낙농진흥회 이사회를 열고 세부사항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관련 업계에선 낙농진흥회 이사회 개최 일정 등을 감안해 이르면 10월1일자로 원유 기본 가격이 인상될 것으로 보고 있다.

원유 기본 가격은 생산비와 연동해 결정되며 유업체는 원유 기본 가격에 유지방, 체세포수 등을 감안한 인센티브를 더해 낙농가에 원유 대금을 지급한다. 현재 원유 기본 가격은 ℓ당 947원이며 낙농진흥회 기준 낙농가가 받은 평균 원유 수취 대금은 ℓ당 1100원 수준이다. 올해 원유 기본 가격 인상폭은 2020년 이월된 생산단가 인상분 18원과 올해 상승한 생산단가 34원을 합친 52원을 기준으로 수요 감소 등을 감안해 정해진다.


통상 원유 기본 가격이 오르면 유업체들도 이에 맞춰 우유 가격을 올린다. 지난해에도 8월1일부터 원유 기본 가격이 오르자 업계 1위인 서울우유가 10월1일자로 우유 제품 가격을 평균 5.4% 높이며 가격 인상 스타트를 끊었다. 같은 달 동원F&B, 매일유업, 남양유업, 빙그레 등 다른 유업체들이 줄줄이 우유 가격을 높여 받았다.


올해는 가격 인상폭이 지난해(21원, 2.3%) 대비 두 배 이상이라 시중 우윳값이 더 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지난해 서울우유가 흰 우유 1ℓ의 제품 가격을 200원가량 올렸는데 올해는 많으면 500원 안팎까지 가격을 높게 매길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경우 1ℓ짜리 흰 우유 제품의 소비자가격이 3000원을 넘어설 수 있다. 한국소비자원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 서울우유 흰 우유 1ℓ 제품의 평균 판매 가격은 2758원이다. 유업체 관계자는 "추후 준용하고 있는 원유 기본 가격이 확정되면 제품 가격 인상을 논의할 것"이라며 "최근 물류비, 원부자재가 등이 많이 올라 원가 부담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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