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TIGER 방송통신' ETF(상장지수펀드)는 지난달 5.18% 하락했다. 이 기간 코스피 지수가 0.82%로 상승 흐름을 보인 것과 대비된다. 이 ETF는 KT(27.84%), LG유플러스(19.12%), SK텔레콤(12.48%) 등 국내 대표 통신주를 60% 가량 담고 있다.
통신주는 대표적인 경기 방어주다. 통신사 서비스 매출액이 경기보다는 네트워크 진화에 더 큰 영향을 받아서다. 특히 코로나19(COVID-19)로 촉발된 불경기 속 외출을 자제하고 인터넷 서핑을 하거나 동영상을 시청하는 이들이 늘면서 트래픽 증가로 이어졌다.
실제 올해 상반기 코스피가 21.66% 급락할 때 한국거래소 통신업 지수는 0.89% 하락에 그쳤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로 글로벌 증시가 휘청일 때도 'TIGER 방송통신' ETF는 1월 말부터 4월까지 16.78% 오르며 오름세를 보였다.
하지만 최근 가격 흐름을 보면 시장 수익률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기준금리 인상이 마무리되는 시점이 어느 정도 가시화하면서 불황 우려보다 경기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이 유입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 경우 통신주가 코스피를 이기기 어렵다는 게 증권가 분석이다.
김홍식 하나증권 연구원은 "연초까지만 해도 통화 긴축 본격화 전망과 함께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면서 주식시장 약세 국면이 지속됐지만 최근에는 금리 인상이 연내 모두 단행된 이후 빠르면 2023년 하반기 이후 금리가 다시 인하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고 말했다.
이어 "물가가 어느 정도 잡히면 다시 경기 활성화에 나설 것이란 얘기인데 기저가 다르기 때문에 통신주가 코스피를 쫓아가기 어렵다"며 "안정적 이익을 구가하던 섹터가 급격한 턴어라운드를 나타내는 업종을 초반에 제압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당분간 통신주에 상승 재료가 없다는 점도 하반기 통신주 투자 매력도를 낮춘다. 부진한 2분기 실적, 오는 9월 있을 국정감사에서 5G 중간요금제 논란 등 오히려 악재가 돋보이는 시점이다.
올해 2분기 국내 통신 3사 영업이익 합계는 전년 동기 대비 2% 증가한 1조1659억원으로 시장 기대치를 하회했다. 이동전화 매출액은 증가했으나 마케팅 비용이 이연된 탓이다. 3~4분기에도 인건비, 출연금 등으로 이익 감소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5G 중간요금제는 서민 통신비 완화를 목적으로 지난달 출시됐지만 실효성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가장 먼저 중간요금제를 출시한 SK텔레콤의 경우 5만원대 요금제를 내놓았지만 무료 데이터 제공량을 5G 평균 트래픽보다 낮게 설정해 가성비가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았다.
김 연구원은 "내년에도 통신주가 시장 대비 높은 주가 상승을 기록할 것으로 판단하지만 단기적으로는 주가 상승을 일으킬 만한 이벤트가 부재하다"며 "5G 통화 품질 이슈에 요금제 논란까지 겹치면서 통신주 투자 매력도가 낮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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