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매출 1000억 앞둔 '리바로'…고지혈증약이 코시국에 뜨는 이유는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 2022.09.01 14:11
제약업계 최대 격전지 고지혈증치료제 시장에서 파문이 인다. JW중외제약의 '리바로(피타바스타틴)' 매출이 크게 늘어 올해 처음으로 연매출 1000억원 고지를 바라본다. 다양한 성분의 치료제가 격돌하는 이 시장에서 리바로의 '안전성' 경쟁력이 부각돼서다. 스타틴 계열 치료제 가운에 당뇨병 유발 위험이 가장 낮은데다 다른 치료제들과 달리 코로나19 치료제 팍스로비드의 병용 금기 의약품 목록에서도 빠졌다. 꾸준히 복용해야 하는 고지혈증치료제 특성 상 안전성이 핵심인 만큼 코시국(코로나 시국)을 대표하는 고지혈증 치료제로 도약하는 양상이다.

1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리바로 패밀리(리바로, 리바로젯, 리바로브이) 매출액은 지난해 보다 40.2% 늘어난 520억원을 기록했다.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이다. 현재 추세로 의료현장 처방이 늘어나면 올해 리바로 매출은 1000억원을 무난히 돌파할 가능성도 높다는 평가다.

리바로 약진을 타고 JW중외제약 전체 실적도 큰 폭 개선됐다. JW중외제약의 상반기 매출은 3172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2855억원 대비 11.1%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244억원으로 전년 동기 135억원보다 80.4% 급증했다. 리바로 매출은 상반기 JW중외제약 전체 매출의 16.4% 비중을 차지할 만큼 실적 기여도가 높았다.

업계에선 리바로의 안전성이 올해 매출 약진을 이끈 경쟁력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연초부터 경구(먹는) 코로나19 치료제 팍스로비드의 처방이 시작된 가운데, 주요 고지혈층 치료제 성분들이 팍스로비드 병용 금지 약품으로 지정된 반면 리바로의 피타바스타틴 성분은 여기에 포함되지 않은 것. 다른 성분은 팍스로비드와 동시 투여하면 위험하지만 리바로의 피타바스타틴은 그렇지 않다는 점이 확인된 셈이다.

보건복지부가 병용 금지 약품으로 지정한 성분은 로바스타틴과 심바스타틴이다. 팍스로비드가 이들 물질의 대사 경로인 'CYP3A'의 활성을 억제하기 때문에 병용 금기 결정이 내려졌다. 이 외에 아토르바스타틴과 로수바스타틴은 병용 금기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두 성분도 약물상호작용이 우려된다며 일시적인 투약 중단을 권고했다.


이들 4개 성분이 국내 고지혈증 치료제 시장의 90% 이상을 차지한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국내 스타틴 단일제 처방시장은 지난해 기준 1조559억원 규모인데 이중 아토르바스타틴과 로수바스타틴 두 성분의 비중만 90%에 육박한다.

반면 리바로의 핵심 성분인 피타바스타틴의 대사 경로는 팍스로비드로부터 영향을 받지 않아 병용 금지 약품 목록에서 빠졌다. 미국에서는 아예 피타바스타틴 투약을 권고했다. 미국국립보건원(NIH)이 지난 5월 내놓은 코로나19 치료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팍스로비드를 복용하는 환자는 이상지질혈증 치료 시 약물 상호작용을 고려해 피타바스타틴, 프라바스타틴 등 스타틴 계열 2개 약물과 함께 에제티미브를 사용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리바로가 팍스로비드와의 병용 치료 의약품으로 각광받으며 올해 판매가 늘고 있다는 것이 업계 전언이다. 당뇨병 유발 위험이 낮다는 점도 리바로 약진의 배경으로 꼽힌다. 해외 총 32개국의 피타바스타틴 의약품설명서(SmPC)에는 '당뇨병 위험 징후 없음'이라는 문구가 삽입된 상태다. 최근에는 '국제표준 공통데이터모델(CDM)'를 활용한 국내 10개 대형병원, 고지혈증 환자 1460만5368명의 임상 데이터를 바탕으로 피타바스타틴의 당뇨병 안전성을 재입증하기도 했다.

JW중외제약 관계자는 "리바로가 팍스로비드를 처방받기 위해 스타틴 복용을 중단해야 하는 고지혈증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옵션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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