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0만원 낮췄다" 콧대 꺾인 강남 집주인…'마피' 분양권 등장

머니투데이 이소은 기자 | 2022.09.01 06:10
'송파 더 플래티넘' 조감도. /사진제공=쌍용건설
서울 강남권에서 '마피(마이너스프리미엄)' 분양권이 매물로 나왔다. '마피'는 분양가보다도 낮은 가격에 분양권을 내놓는 것을 의미한다. 시장이 하락안정기에 접어들면서 수도권에서 일부 나오기도 했으나 서울 강남에서 '마피' 분양권이 나온 것은 이례적이다.

31일 중개업계에 따르면 2024년 1월 입주를 앞둔 서울 송파구 오금동 '송파더플래티넘' 전용 65㎡ 분양권이 최근 14억2260만원에 매물로 등록됐다. 마피 5000만원의 초급매 매물이다. 분양가 14억7260만원보다 5000만원 내린 가격에 처분하겠다는 것이다.

'마피' 매물은 올해 시장이 하락세로 전환하면서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 나오고 있지만 서울, 그것도 강남권에서 '마피'가 등장한 것은 이례적이다. 서울은 대부분이 분양가상한제 지역으로 묶여있어 분양가 자체가 시세 대비 수억원 낮게 책정되기 때문이다.

실제 오는 10월 입주하는 서대문구 홍제동 '서대문구푸르지오센트럴파크' 전용 84㎡ 매물은 분양가 4억6500만원에 웃돈(프리미엄) 9억6500만원이 붙어 14억3000만원에 나와있다. 은평구 수색동 'DMCSK뷰아이파크포레' 전용 84㎡ 매물도 분양가 5억6135만원에 웃돈 8억원이 붙어 13억6135만원에 나와있다.

이처럼 수억원의 프리미엄이 붙어 거래되는 서울 분양권 시장에서 갑자기 '마이너스프림엄' 매물이 나온 이유는 '송파더플래티넘'이 분양가상한제를 적용 받지 않고 역대급 분양가에 공급됐기 때문이다.


'송파더플래티넘'은 송파구 아남아파트를 리모델링한 단지여서 일반분양 물량이 29가구 밖에 되지 않았다. 주택법상 투기과열지구 민간택지에서 30가구 이상 분양하는 주택만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받도록 돼있다.

이에 3.3㎡ 당 5200만원으로 서초구 원베일리(5669만원)에 이어 서울에서 두번째로 비싸게 공급됐다. 전용 65㎡ 13억4430만~14억7260만원, 전용 72㎡ 13억7500만~14억9460만원으로 당시 시세와 분양가가 크게 차이나지 않아 가격 메리트가 낮다는 평가를 받았다.

역대급 분양가에도 불구하고 전매제한, 실거주 의무 등의 규제를 받지 않아 지난 1월 분양 당시 평균 청약 경쟁률은 2599대 1에 달했다. 분양권 전매가 가능한 만큼 단기 시세차익을 노리고 청약한 수요가 많았던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시장이 하락세가 지속되면서 더 떨어지기 전에 처분하려는 급매물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오금동 A공인 관계자는 "송파더플래티넘 매물 13개 중에 10개 정도는 무피(프리미엄 0원), 하나는 마피로 나와있다"며 "처음에 수천만원 웃돈을 붙여내놨던 집주인들도 워낙 거래가 안되고 문의가 없으니 가격을 계속 낮추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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