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장 바꾸고 자금수혈…프레스티지바이오 "바이오에 디지털혁신 접목"

머니투데이 오송(충북)=박미리 기자 | 2022.08.31 11:28
"바이오도 자동차, 전자 못지않게 '디지털 혁신'이 중요한 산업입니다. 저희는 올 연말 '바이오파마 디지털 플랫폼'을 선보여 디지털 세일즈를 활성화해나갈 계획입니다."



현 대표, 전 대표 앞다퉈 "수주 총력"


현덕훈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 대표는 30일 충청북도 오송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제 DT(디지털 전환) 노하우를 활용해 수주를 적극 유치하겠다"면서 이같은 포부를 드러냈다. 현 대표는 HP ERP(전사적자원관리)컨설팅팀 부장, ERP 글로벌 강자인 SAP코리아 디지털혁신본부 전무 등을 거친 뒤 작년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 코리아 디지털혁신센터장으로 합류한 DT 전문가다.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는 바이오 산업과는 거리가 있는 이력을 지닌 그를 지난 26일 신임 대표로 선임했다.
현덕훈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 대표(왼쪽에서 첫번째)가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사진=박미리 기자

현 대표는 "요즘 대세는 온라인 마케팅"이라며 "온라인을 통해 고객과 접점을 이루고 수주를 적극 올리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이는 '바이오파마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구현하겠다는 게 현 대표의 계획이다. SAP, 대웅 자회사인 아이디에스앤트러스트와 구축 중인 플랫폼으로 연말 론칭을 계획해뒀다.

현 대표에 따르면 '바이오파마 디지털 플랫폼'은 고객이 소요기간, 가격, 캐파(생산능력) 등 견적을 받아볼 수 있는 공간이다. 고객이 원하는 요구사항을 최대한 반영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현 대표는 "향후엔 플랫폼에 들어온 고객에 CMO(위탁생산) 업체들이 줄을 서서 견적을 내주는 서비스도 선보일 계획"이라며 "작은 회사들끼리 일종의 '디지털 바이오 클러스터'를 만든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자재 공동구매, 캐파 공유, 고객 대응 등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 대응할 수 있는 브랜드를 만드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외 수주 확대를 위한 디지털 강화 방안은 더 있다. 현 대표는 "SAP에서 했던 디지털 영업활동을 모두 전수해 이를 기반으로 수주를 많이 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 글로벌 콘퍼런스 방문을 늘리고 VR, 메타버스 등을 활용해 고객이 정말 보고자하는 콘텐츠가 무엇인지 찾아낸 다음 고객을 유치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기업에서의 DT 노하우를 여기(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에 심었다"며 " 내부적으로 가속화해 원가를 절감하고 리드타임을 줄여 생산성도 획기적으로 늘리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통해 2025년 공장 풀가동을 이루겠단 목표다. 현재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는 4개 공장, 총 15만4000리터 생산능력을 구축하고 있다. 이중 현재 6000리터(1공장)만 가동 중으로 알려졌다. 현 대표는 "자사 생산능력은 CMO, CDMO 업체 중 글로벌 5위(중국 우시바이오로직스) 수준"이라며 "이 정도 수주까지 올라가는 게 목표"라고 했다.

수주에 총력을 다하긴 전 대표인 양재영 사업개발부문장도 마찬가지다. 양 부문장은 "그 동안에는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 스푸트니크 등 프로젝트 업무도 많아서 다른 일을 할 겨를이 없었던 게 사실"이라며 "이제는 제3자 회사를 찾아야하는 상황이 돼 국내외 시장에서 적극적으로 찾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글로벌 콘퍼런스 등에 많이 참여해서 회사를 알아보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며 "CDO 관련해선 국내에서 개발 관련 많은 문의가 오는 등 단기간 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대표이사에서 물러난 것도 수주에 집중하기 위해서였다"며 "초기에는 기술 영업이 중요하다. 이를 통해 수주에 전념하고자 한다"고 계획을 전했다.
양재영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 사업개발부문장이 설명하고 있다./사진=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 600억 투입…수직계열화


최근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는 600억원 3자배정 유상증자도 실시했다. 이를 통해 바이오의약품 개발사인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와 수직계열화를 완성했다. "그룹 지배구조를 형성하고 제약·바이오 산업 전주기의 토탈 솔루션을 제공하는 글로벌 CDMO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결정"이라는 전언이다. 양 부문장은 "기술 기반 생산공정 혁신, 글로벌 수준 생산능력, 탁월한 원가 경쟁력이라는 '신성장 트라이앵글'을 완성해 글로벌 CDMO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설명했다.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는 CD'E'MO라는 차별화한 사업모델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기존의 CDMO에 엔지니어링 'E'를 더하는 전략으로, 위탁개발생산 뿐 아니라 의약품에 알맞은 생산공정 및 시설에 대한 컨설팅과 설계를 제공하는 것이다.

4공장에 적용된 '알리타 시스템'도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가 내세우는 강점이다. 스테인레스(다회 이용할 수 있고 모든게 고정돼있는 장비)와 싱글유즈(1회 이용할 수 있고 모든게 이동 가능한 장비 )가 결합된 형태로 고객의 다양한 요구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배양공정과 정제공정의 규모를 생산공정에 맞춰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다는 특징도 가졌다. 양 부문장은 "생산성, 효율성, 자동화를 높이고 밸리데이션, 비용은 낮추는 시스템"이라며 "지능화된 자동화된 시스템"이라고 설명했다.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의 공장별 생산능력은 1공장 6000리터, 2공장 2만8000리터, 3공장 8만8000리터, 4공장 3만2000리터다. 이중 현재 가동 중인 1공장은 지난 3월 EU-GMP 인증을 획득했다. 현재는 췌장암 항체신약 PBP1510이 생산되고 있다. 2020년 미국 FDA(식품의약국)와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 EMA(유럽의약품청)으로부터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된 의약품이다. 회사 측은 현재 진행 중인 임상을 바탕으로 하반기 FDA에 패스트트랙 신청에 나설 계획이다.

이번 재정비를 계기로 수주가 늘어나면 매출도 크게 늘어날 수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 매출은 32억원으로 2020년 0원 대비 크게 늘긴 했으나 여전히 큰 규모는 아니다. 영업손실은 268억원으로 전년 226억원 대비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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